깨달음은 따스한 시선이다_ 현진스님 8세기 중엽의 스승 청원 선사는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를 세상에 남겼다. 노승이 30여 년 전 참선하기 전에는 산은 산이었고 물은 물이었다. 그 후에 스승을 만나서 안목이 열려 보았을 때는 산은 산이 아니었고, 물은 물이 아니었다. 그리고 모든 분별을 놓고 나니까 그때 역시 산.. 힐링&수행 2017.10.29
구하는 것이 없어야 행복하다_ 현진스님 어제는 멀리서 손님이 다녀갔다. 몇 십 년도 더 되었을 오래된 인연인데 소식이 두절되었다가 연락이 닿아서 여기를 찾아왔다. 문경 근처의 시골에서 과일 농사를 지으며 지낸다는 근황을 전하면서 다른 어느 시절보다 마음이 편안하다고 했다. 그의 곁에는 중년 이후에 만난 부인이 있.. 좋은글모음 2017.10.29
남는 돌처럼 살고 싶다_ 현진스님 사월 초파일을 앞두고 며칠 동안 일품을 사서 앞뜰을 자연석으로 바꾸는 일을 했다. 정원을 정리하고 나니 묵은 숙제를 마친 것처럼 홀가분해서 좋다. 꽃과 나무들도 내 기운이 통했는지 더욱 생기 넘치고 청초하다. 이번에 이 일을 하면서 쓰고 남은 돌을 그냥 두기가 아까워서 산신각 .. 좋은글모음 2017.10.29
불행의 시작은 비교다_ 현진스님 어제가 음력 삼월 초하루. 흔히 '꽃 피는 춘삼월'이라고 말할 때의 그 삼월이 바로 지금 이때다. 여기저기 피어나는 봄꽃들로 세상이 온통 화사하고 산야에 번지는 연초록 새순들이 싱그럽다. 봄 햇살이 눈부실 때마다 즐겨 인용하는 선시가 있다.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달이 밝고 .. 좋은글모음 2017.10.29
참다운 진리는 보편적인 진리_ 현진스님 나는 항상 종교의 진리는 보편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진리는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소통될 수 있는 가르침이어야 옳다. 그렇지 못하면 종교적 아집과 극단이 되기 쉽다. 즉, 진리라고 하는 것은 사찰 안에서뿐만 아니라 성당이나 교회에서도 편견 없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뜻이.. 좋은글모음 2015.08.31
언젠가는 지나간다_ 현진스님 세상살이를 살펴보면 시작할 때가 있으면 정리할 때가 있고, 참아야 할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다. 그러므로 그때를 거부하거나 역행할수록 힘든 게 인생이다. 그때를 기다릴 줄 알고, 또 그때가 오면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인생이 보다 성숙된 자세다. 우리 생애의 최후의 때가 다가.. 좋은글모음 2015.08.31
인과의 율동_ 현진스님 살다 보면 내가 복수해 주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복수해 주기도 한다. 내가 따귀를 맞았을 때 직접 보복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은 언젠가 다른 누구에게 그대로 당하는 게 세상 이치이기 때문에 그렇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인과의 율동이다. 중학교 시절, 자전거가 무척 가지고 싶어서 낡은.. 좋은글모음 2015.08.31
백로와 바닷게_ 현진스님 큰 바위를 옮겨 와서 다시 제자리에 놓을 때는 쉽게 그 위치를 찾을 수 있지만 작은 조약돌은 그 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작은 것이기 때문에 그 자리가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다. 무엇이든 작은 일이 더 어렵고 표시도 나지 않는 법이다. 이와 같이 평범한 삶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어리.. 좋은글모음 2015.08.31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_ 현진스님 세상을 살다 보면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으며 웃는 날도 있고 우는 날도 있다. 이는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는 하늘의 이치와 같다. 그러나 번개 치고 폭풍우 가득한 밤을 보내지 않고 어찌 창천한 아침의 고마움을 알겠는가. 만약 우리 인생에서 고난과 장애가 사라지면 무료.. 좋은글모음 2015.08.31
부자도 세끼, 가난뱅이도 세끼_ 현진스님 수십 채의 집이 있더라도 잠잘 때는 방 하나면 충분하고, 제아무리 떵떵거리는 땅 부자라도 하루에 먹는 밥은 기껏해야 세 그릇이다. 어디 억만장자라고 해서 하룻밤에 먹는 밥은 기껏해야 세 그릇이다. 어디 억만장자라고 해서 하룻밤에 천 칸의 방이 필요하겠는가. 이는 만승천자라도 .. 좋은글모음 2015.08.31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_ 현진스님 인간의 독이 제일 무섭고 독하다. 중국 배우 장쯔이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아연>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 이야기가 나온다. 황후가 황제를 암살할 독약을 구하기 위해 독약 판매상에게 사람을 보낸다. 그때 판매상은 대롱에 묻혀 귓속에 불어넣기만 해도 죽일 수 있는 치명적.. 좋은글모음 2015.08.31
어느 집안이든 화장실이 있다_ 현진스님 내가 알고 있는 어느 신도의 할머니가 평소에 "어느 집안이든 화장실이 있다." 면서 자신의 어깨를 다독여 주었다고 했다. 저택이든 오두막이든 화장실은 다 있다. 따라서 그 어떤 집안이든 냄새나고 골치 아픈 일 하나씩은 있다는 뜻이다. 누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즐거운 일만 가득 .. 좋은글모음 201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