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는 물_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냐아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詩에게묻다 2017.10.10
지금이 바로 출발점 11년 전 다시 한 번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결심한 제게 오히라 아저씨는 이런 글귀를 보내주셨습니다. 지금이 바로 출발점 인생이란 하루하루 훈련을 쌓아가는 것이다 인생이란 나 자신을 갈고닦는 훈련의 장이고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훈련의 장이며 삶의 감동을 맛볼 수 .. 詩에게묻다 2017.03.21
길 길 눈에 보인다고 다 길이 아니다. 저토록 번드르르한 길이지만 실상 길이 아니다. 길인 줄 알고 걸어보았더니 중간에 멈춰 있어서 되돌아와야만 했다. 다만, 길의 흉내일 뿐이다. 삶도, 진리도, 신앙도 이와 진배없다. 詩에게묻다 2015.12.30
발원_ 김선우 "새로운 순례의 시작입니다. 열여섯 살 나이로 서라벌 행을 결심할 때 나는 새벽이라는 아명을 버리고 원효라는 이름을 스스로에게 주었습니다. 그때 숙부가 남긴 이 시가 내게 힘을 주었습니다. 머리와 가슴에 횃불을 밝혀라. 그것이 청년의 일. 밝힌 횃불을 꺼뜨리지 않도록 힘써라. 그.. 詩에게묻다 2015.12.28
Invictus_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Invictus _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나를 뒤덮고 있는 이 밤 창살과 창살 사이로 보이는 칠흙 같은 어둠 나는 신에게 무한한 감사를 올린다 굴하지 않는 내 영혼을 주셨기에 조여 오는 가혹한 현실 속에 갇힐지라도 나는 움츠리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운명의 잔인한 몽둥이질에 내 머리가.. 詩에게묻다 2015.12.03
우리의 사랑은_ 임완숙 * 사랑하는 사람이여, 지금 떠나라. 너는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한다. 낯선 도시 낯선 사람들이 사는 곳 아무도 너를 아는 이 없어 네 영혼 구름처럼 자유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어 안달을 한다. 그러나 오, 사랑하는 사람이여, 너는 볼을 붉히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좀 더 풍요로운 내.. 詩에게묻다 2012.10.15
애국자가 없는 세상_ 권정생 물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리워하는 동무들의 나라, '예수의 교회'는 작가 권정생이 그의 시 <애국자가 없는 세상>에서 그렸던 세상과 아주 닮았을 것이다.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 詩에게묻다 2012.10.01
[스크랩]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 詩에게묻다 2011.10.16
어린 수경 收耕_ 박노해 어린 수경이 출가해 절에 들어갔을 때 급하게 쌀을 씻어 밥을 짓고 있는데 큰스님이 지나가다 수챗구멍에 떨어진 쌀 몇 톨과 콩나물 대가리를 다 주워오게 하였다 그리곤 수경이 보는 앞에서 그걸 다 잡수셨다 어린 수경의 눈앞이 캄캄해지고 다리가 휘청거려 무릎을 꿇었다 그 후 사흘 동안 스님은 .. 詩에게묻다 2011.08.14
내가 사랑하는 사람_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 詩에게묻다 2011.04.18
진정한 여행_ 나짐 히크메트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 詩에게묻다 2011.01.01
아이들의 눈으로_ 서태지와 아이들 나에겐 꿈이 있어요 모두를 사랑하지요 지금 아이들의 두눈 속에서 나는 느끼고 있어 다시 아이들의 맘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살한살 나일 먹어가네 새삼 두려운건 무엇일까 그리운 어린시절 내가 뛰놀던 그 앞마당과 포근했던 엄마의 가슴과 든든한 아빠의 목소리 귀여운 친구들 즐거웠었어 내가 작.. 詩에게묻다 2010.11.13
짝사랑의 상처_ 박노해 짝사랑의 상처 벌교중학교 1학년 때였던가 나는 여학교 퀸으로 꼽히던 글 잘 쓰고 눈빛이 슬퍼 보이던 그 애를 짝사랑했는데 부끄럼을 많이 타서 편지로만 무지 몸살을 앓았는데 읍내를 꽉 잡고 누비던 어깨 큰 선배들이 그 애를 자기한테 인수인계하라고 해서 밤중에 공원으로 불려가 싸움이 붙어 엄.. 詩에게묻다 2010.11.06
시의 마음과 생명공동체_ 김종철 시의 마음과 생명공동체 제가 오늘 제목에서 그냥 '시'라고 하지 않고 '시의 마음'이라고 한 것은, 지금 중요한 것은 문학형식으로서의 시가 아니라 누구나 갖고 있는 시적 마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이것을 말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실제로 시작품을 읽거나 쓰거나 하는 일과 관계 없이.. 詩에게묻다 2010.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