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이 된 뒤에도 명쾌하게 이론을 펴는 동료 법관을 볼 때면 내가 법관으로서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느껴지기도 했다. 또 복잡한 사건 기록과 씨름하다 보면 내가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심판자로서의 자질도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열등감이 나를 괴롭혔다. 그래서 먼저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을 씻어내야 했다. 내가 행했던 한 가지 방법은 하루 일을 끝내고 취침 전 묵상 시간에, 그날 일을 돌아보며 '나는 신이 이 세상에 내놓은 소중하고 귀중한 존재다. 누구도 나의 존귀한 삶을 해칠 수 없다'는 신념을 다지면서 상상 속에서 이 신념의 목표를 마음속의 옹달샘에 부어 부정적 생각의 쓰레기를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대법원,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거쳐 정치에 들어온 뒤에도 이런 묵상은 계속 되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