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채의 집이 있더라도 잠잘 때는 방 하나면 충분하고, 제아무리 떵떵거리는 땅 부자라도 하루에 먹는 밥은 기껏해야 세 그릇이다. 어디 억만장자라고 해서 하룻밤에 먹는 밥은 기껏해야 세 그릇이다. 어디 억만장자라고 해서 하룻밤에 천 칸의 방이 필요하겠는가. 이는 만승천자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수십 층 빌딩의 주인이라고 객실 전체를 다 사용하는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가난하다고 해서 부자를 부러워할 것은 없다. 돈 내고 잠자는 손님이 그날 밤은 주인이다. 부자도 세끼, 가난뱅이도 세끼면 족하다.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가의 문제가 중요하다. 옥침을 베고 누웠더라도 근심 있으면 가난뱅이보다 못한 부자요, 팔베개를 하고 자더라도 걱정 없으면 부자보다 행복한 가난이다. 사는 근본은 똑같다. 그저 재산이 많고 적고의 차이일 뿐이다.
스님의 일기장, 현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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