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은 따스한 시선이다_ 현진스님 8세기 중엽의 스승 청원 선사는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를 세상에 남겼다. 노승이 30여 년 전 참선하기 전에는 산은 산이었고 물은 물이었다. 그 후에 스승을 만나서 안목이 열려 보았을 때는 산은 산이 아니었고, 물은 물이 아니었다. 그리고 모든 분별을 놓고 나니까 그때 역시 산.. 힐링&수행 2017.10.29
남는 돌처럼 살고 싶다_ 현진스님 사월 초파일을 앞두고 며칠 동안 일품을 사서 앞뜰을 자연석으로 바꾸는 일을 했다. 정원을 정리하고 나니 묵은 숙제를 마친 것처럼 홀가분해서 좋다. 꽃과 나무들도 내 기운이 통했는지 더욱 생기 넘치고 청초하다. 이번에 이 일을 하면서 쓰고 남은 돌을 그냥 두기가 아까워서 산신각 .. 좋은글모음 2017.10.29
무욕의 정신, 진짜 에고이즘_ 김종철 최근에 성북동 길상사를 다녀왔다. 길상사라면 다 알다시피 예전의 유명한 요정이었던 대원각 건물과 그 땅이 사찰로 바뀐 곳이다. 시인 백석의 연인이라고 뒤늦게 알려진 대원각 주인 '자야' 여사의 간곡한 부탁으로 거의 억지로 길상사를 떠맡게 된 이가 법정 스님이었고, 금년은 그 법.. 좋은글모음 2016.11.26
그래서 본래 붓다_ 법정스님 말년에 스승은 부드러움이 넘치셨지만, 처음 뵈었을 때만 해도 퍼렇게 날이 선 칼 같아 가까이 가면 베일 것 같았어. 그리고 어쩌다 스님과 눈길이 마주치면 날카로운 검사처럼 "너 가짜지!" 하실 것 같아 웅크린 적이 적지 않았어. 그러나 스승을 날카롭게 뵌 건 순전히 내 탓이었어. 옹글.. 좋은글모음 2015.08.17
목숨 뿌리는 다를 게 없다_ 법정스님 목숨 뿌리는 다를 게 없다 1976년 8월 엄청나게 더운 날 박석무 선생은 김남주 시인, 김정길 선생과 함께 불일암을 찾았어. 점심을 들고 광주에서 출발해서 해질 무렵에야 불일암에 도착했는데 스승은 계시지 않았대. 마루에 한참 앉아 있으려니까 스승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올라 오셨다.. 힐링&수행 2015.08.14
본디 청정을 확신한다_ 법정스님 본디 청정을 확신한다 내게 바람이 있다면 새삼스럽게 견성이나 성불이 아니다. 수많은 수행자들이 깨달아 부처를 이뤄야 한다는 늪에 갇혀 잔뜩 주눅이 들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진하고 있지만 나는 견성도 성불도 바라지 않는다. 모든 성인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본래청정'을 확신하.. 힐링&수행 2015.08.13
암베드카르_ 디완 챤드 아히르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심장 선생님은 저에게 조국이 있다고 하십니다만,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리건대 저에게는 조국이 없습니다. 개돼지보다도 못 한 취급을 당하면서 마실 물도 얻어먹을 수 없는 이 땅을 어떻게 저의 조국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나라의 종교가 어떻게 저의 종.. 진리&종교 2011.03.12
참 맑은 이야기_ 법정스님 ' 참 맑은 이야기'중에서 ( 법정스님) 약산스님 옛날 중국 당나라에 약산스님이라는 유명한 분이 살았습니다. 스님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하루는 그 지역 주지사가 찾아왔습니다. 주지사의 이름은 이고였습니다. 이고는 당나라의 학자로 스님못지않게 명성이 높은 인물이었습니다. 원래 이고는 .. 힐링&수행 2010.06.20
직립 보행_ 법정스님 직립 보행 오늘은 볼일이 좀 있어 세상 바람을 쐬고 돌아왔다. 산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래야 백사십 리 밖에 있는 광주시. 늘 그렇듯이 세상은 시끄러움과 먼지를 일으키며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우체국에서 볼일을 마치고, 나온 걸음에 시장에 들러 찬거리를 좀 사고, 눈 속에서 신을 털신도 한 켤.. 진리&종교 2010.06.20
다시 길 떠나며_ 법정스님 다시 길 떠나며 이 봄에 나는 또 길을 찾아 나서야겠다. 이곳에 옮겨 와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는 새로운 자리로 옮겨 볼 생각이다. 수행자가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안일과 타성의 늪에 갇혀 시들게 된다. 다시 또 서툴게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영원한 아마추어로서 새 길을 가고 싶다. 묵은 것을 버.. 진리&종교 2010.04.17
깨달음의 길_ 법정스님 깨달음의 길 깨달음에 이르는 데는 오직 두 길이 있다. 하나는 지혜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자비의 길이다. 하나는 자기 자신을 속속들이 지켜보면서 삶을 매 순간 개선하고 심화시켜 가는 명상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이다. 이 지혜와 자비의 길을 통해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 힐링&수행 2010.02.14
풍요로운 감옥_ 법정스님 귓속의 귀에 대고 미국의 철학자 마르쿠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풍요로운 감옥에 비유했다. 감옥 속에 냉장고와 세탁기가 갖춰져 있고 텔레비젼 수상기와 오디오가 놓여 있다.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자신이 그 감옥에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이런 풍요로운 감옥에서 벗.. 진리&종교 2009.08.07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_ 법정스님 대나무 옮겨 심는 날 20세기가 저물면서 인류는 초고속 장치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다. 컴퓨터가 토해내는 초고속 정보 앞에서 삶의 양식이 크게 뒤바뀌고 있다. 근대 과학의 모토는 스피드였다. '빠르게, 더 빠르게, 좀더 빠르게' 그 결과가 바로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생활의 모습이다. 온갖 통신 수단.. 대안&성찰 2009.04.29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_ 법정스님 크게보기 깜짝태그 : [0]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나는 중이 되지 않았다면 목수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일용에 쓰일 물건을 만들기 위해 연장을 가지고 뚝딱거리고 있으면 아무 잡념도 없이 즐겁기만 하다. 하나하나 형성되어 가는 그 과정이 또한 즐겁다. 며칠 전에도 아궁.. 좋은글모음 2009.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