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내가 복수해 주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복수해 주기도 한다. 내가 따귀를 맞았을 때 직접 보복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은 언젠가 다른 누구에게 그대로 당하는 게 세상 이치이기 때문에 그렇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인과의 율동이다.
중학교 시절, 자전거가 무척 가지고 싶어서 낡은 자전거 한 대를 훔쳐서 마음 졸이며 타고 다닌 적이 있다. 세월이 한참 지난 뒤 스무 살 무렵에 최신형 자전거를 새로 구입해서 집 앞에 세워 두었는데 밤새 도둑을 맞고 말았다. 내가 남의 것을 훔친 것처럼 또 누군가가 나의 것을 훔쳐 갔던 것이다.
인과의 율동은 이런 것이다. 그때와 장소의 차이일 뿐 언젠가는 세상이 그렇게 되갚아 주는 게 이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아등바등 복수의 칼을 갈지 말아야 한다.
복수를 준비하는 그 시간에 용서를 하면 간단히 해결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스님의 일기장, 현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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