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발

꿈을 현실로 만드는 법_ 마윈

정정진 2016. 2. 7. 22:55



사람이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진다는데, 사회자께서 깜박하셨는지 제 나이를 또 더 많게 말씀하셨네요. 물론 제가 CEO 자리를 그만두는 것은 맞습니다. 이 일을 생각하는 데 9년, 계획하는 데 6년, 실행에 옮기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저는 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즐기기 위해서다. 우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태어났지 일을 하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만약 평생 일만 한다면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모를 것이고,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흔여덟이 되기 전엔 일이 곧 인생이고, 그 이후엔 삶이 곧 일인 인생을 살 생각입니다.


여러분께서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시든,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시든, 얼마나 큰 성공을 하시든,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인생을 경험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바쁘게 일만 하면서 산다면 반드시 후회하실 것입니다. 저는 제가 일흔, 여든이 되어서까지 매일 아침 회사에 가서 미팅하고 싶진 않습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면 회사 동료들이 화를 낼 것 같아 다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정말 그렇습니다. 어젯밤 사람들과 신나게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지난 14년 동안 우리가 중국의 인터넷과 함께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동안 저희에겐 재미있는 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실수도 많이 했고, 대단한 사람들도 셀 수 없이 많이 만났습니다. 모두 좋은 추억과 경험들입니다. 인생이 다 그렇지요.


집에 돌아온 뒤 저는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재미있는 경험이 이렇게 많았는데, 그럼 앞으로 15년은 무엇을 가지고 또 한 번 허풍도 쳐 보고 수다도 떨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잘 생각해 놓지 않으면 15년 뒤에 큰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어젯밤 저희는 꿈을 추구하는 것,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차이나 드림'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차이나 드림은 중국인 모두가 하나의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13억 중국인이 13억 개의 각기 다른 꿈을 꾸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서로 각자 다른 꿈을 품고 있기에 오늘의 중국이 있고, 내일의 중국이 있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IT 미래 전망에 관해서 이야기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마화텅이나 리옌홍같은 젊은 친구들이 하면 됩니다. 저는 그 친구들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미래에 대한 생각과 혁신 능력을 비교하자면 그 친구들이 저보다 훨씬 더 뛰어납니다. 저는 단지 저희 세대가 보고 들은 몇 가지 경험들을 말씀드리려는 것뿐입니다. 저는 오늘 어떻게 하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만약 꿈을 현실로 바꾸지 못한다면, 그 꿈은 공상이나 허상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기술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IT에 대해서도 잘 모릅니다. 경영이나 제품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나중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경영자로서, 리더로서,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에 있어서 저는 다른 IT업계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저우 교수님과 창 이사장님께서 '큰 기업일수록 사소한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작은 기업일수록 큰 꿈을 가져야 한다'는 매우 훌륭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 생각을 어떻게 하면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큰 기업의 경우, 가끔 사소한 행동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데 큰 역할을 하곤 합니다. 때로는 기업 전체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회 전체를 뒤바꿔 놓기도 합니다. 제가 알기론 텐센트의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도 사소하고 우연한 계기로 탄생했습니다. 알리페이도 아주 사소한 생각에서 시작해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 지금 IT업계는 너무나 큰 문제가 있습니다. 걸핏하면 대형산업, 대형업계 발전, 국가체제 개혁, 국가정치 개혁과 같이 거창하고 뜬구름 잡는 말만 합니다. 마치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될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사실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한번은 제가 어느 지방에 가서 그 지역 책임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현재 세계 경제가 위기라느니, 유럽 경제가 위기라느니, 그래서 지금 지역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알리바바의 지금이 있기까지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신경 쓰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과 직원, 가족, 친구들에게 무관심한 사람은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도 무관심할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욕심 없이 타인의 이익만을 생각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욕심이 없는 사람 치고 타인의 이익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IT업계가 오늘날처럼 발전할 때까지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부족한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그러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입니다. IT 기술과 아이디어는 넘쳐나지만, 경영 수준과 철학은 여전히 1990년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손에 든 총을 막대기처럼 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지금도 수많은 IT 업체들이 가치가 아닌 오로지 가격만 붙잡고 애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알리바바도 과거에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느냐'고요. 10년 전에는 기술이 공짜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10년 전의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는 아주 작은 기업이었습니다. 당시 저희가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많은 사람은 우리 보고 망하려고 작정을 했다며 손가락질했습니다. 만약 지금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신다고요? 네, 해 보십시오. 그럼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가 여러분의 회사가 망하는 걸 도와드릴 것입니다. 1990년대 생각으로는, 아니 10년 전 생각으로도 지금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불가능합니다.


지금 인터넷의 네 가지 특징은 '개방, 투명, 공유, 책임' 이 여덟 글자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회사 경영에서 이 네 가지가 실현되지 못한다면, 그 회사는 분명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꿈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며,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 성공한 기업, 유능한 직원,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 경영과 실천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지 절대 말로만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포럼에 가면 정말 좋은 말들이 많이 오갑니다. 어떤 분께서는 한두 마디 메모하시고 심지어 어떤 분께서는 포럼에서 하는 말들을 전부 외우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래 봤자 도움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안 좋은 점만 있을 뿐입니다. 얼마 전 야부리 포럼에서 몇몇 사람들이 중국 기업의 글로벌화에 대해 토론하면서 여기서 공장 인력 확보하고 저기서 해외 인력 고용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글로벌 철학과 글로벌 사업은 완전히 다른 별개의 개념입니다.


현재 중국에 글로벌 전략과 철학을 가진 기업은 매우 적습니다. 반면 글로벌 사업을 하는 기업은 많습니다. 글로벌 전략과 철학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글로벌 사업을 한다는 것은 아니며, 글로벌 사업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글로벌 전략과 철학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중국 기업의 글로벌화는 전략, 철학, 시스템, 인재, 문화의 글로벌화입니다. IT 및 인터넷 업계에 계신 여러분들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회사는 정말로 IT와 인터넷 철학과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까? '개방, 투명, 공유, 책임' 이 네 가지가 회사에 있느냐 없느냐가 여러분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습니다.


첫째, 만약 꿈을 현실로 바꾸지 못한다면 그 꿈은 불평이나 원망, 공상으로 끝나버릴 것입니다. 저는 그중에서 불평하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봤습니다. 사람들 모두가 우리 사회에는 문제가 너무나도 많고, 그 문제들이 모두 다른 사람 문제이며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중국도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1960년대에는 특히 더 그랬습니다. 사람들은 걸핏 하면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를 외쳐 댔고, 고상한 것만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올해로 마흔여덟 살입니다. 사회자분께서 다음에는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면 자신부터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면 우선 자신부터 더 나아져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도우려면 자신, 자신을 먼저 도와야 합니다. 자신을 돕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기업 경영, 경영 강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4~5년 동안 수많은 포럼에 참석하면서 제가 아쉬웠던 점은, IT 기업, 인터넷 기업을 어떻게 하면 잘 경영할 수 있을지, 조직과 문화, 인재 경영을 어떻게 하면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생태계를 유지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호랑이, 사자, 코끼리가 아닙니다. 대부분 기업은 좋은 부사장을 영입하면 마치 대단한 일을 한 듯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은 미생물입니다. 마찬가지로, 회사도 여러분이 뽑은 직원 한 명 한 명에 의해 유지되는 것입니다.


중국의 교육 수준을 결정하는 것도 절대로 대학이나 대학생의 수가 아니라 '초등학교 교육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가' 입니다. IT 업계에 계신 여러분께서도 직원을 뽑으실 때, 반드시 평범한 사람을 채용해서 점점 비범한 인재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어떻게 평범한 사람을 비범한 인재로 키워내는가'입니다. 이를 위해선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자신 스스로부터, 내가 뽑은 사람부터 하나씩 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저는 다른 경쟁사들이 걸핏하면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경영이다, 조직이다, 문화다, 인재다'라고 말하는 것을 가장 싫어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기업 경영에 대한 경험이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포럼을 찾아다니며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그중에는 자신의 경험을 줄줄이 늘어놓기만 하는 일부 교수나 경제학자들도 있습니다.


둘째, 문화입니다. 기업 문화란 무엇일까요?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 기업의 문화는 아닙니다. 기업 문화는 화사에 '색을 입히는 것'입니다. 회사를 돈이나 버는 단순한 기계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회사를 돈 버는 곳으로만 생각한다면, 여러분의 직원도 단지 돈을 버는 기계인 셈입니다. 여기서는 위안화, 저기서는 달러, 이런 것들은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기업을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감정이 있어야 친구가 있고, 친구가 있어야 사업도 잘됩니다. 그리고 친구와 잘 지내기 위해서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이 원칙이 바로 경영입니다. 경영자를 중국어로는 '라오반'이라고도 합니다. '라오반'의 '라오'는 '스승'을 뜻하고, '반'은 '규율'을 뜻합니다. 이 두 가지가 없으면 회사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기업 경영과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경영과 문화는 반드시 강력한 사상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경영 철학이 없으면 기업도 성장할 수 없습니다.


최근 2년 동안 마윈이 정신이 나갔느니, 그동안 알리바바가 고속 성장 가도를 쉬지 않고 달려왔느니, 스스로에 대해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없었느니, 등 사람들의 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알리바바의 미래 비전이 과연 무엇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서구 기업의 경영 방식을 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일본 기업의 장인문화도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데 중국의 대부분 기업은 오늘은 서구 기업, 내일은 일본 기업, 모레는 무슨 전설 등 옛날이야기에서 조금씩 배우다 보니, 경영과 비즈니스 체계가 기준 없이 엉망진창입니다.


지난 2년간 고민을 하면서 저는 우리 중국 문화 속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깨달음을 오늘 여러분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중국이 추구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러더십이 바로 도가 사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가 사상은 경영을 더 잘하는 법을, 불교 사상은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리더십이 강하고 경영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대부분 성격이 독합니다. 그 독을 불교 사상으로 씻어내야 합니다.


경쟁하면서 태극 음양의 원리를 깨닫는 것은 아주 대단한 일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회사를 자신만의 색을 가진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 색깔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바로 문화죠.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기업,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직원을 키워야 합니다. 그래야만 회사도, 제품도, 서비스도 그 기업만의 색을 가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되고, 직원들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생활은 열심히 하고 은 즐겁게 해야 합니다. 저는 '일벌레'를 아주 싫어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마십시오. 일은 즐거워야 합니다. 그래야 혁신도 가능합니다. 열심히 할수록 오히려 달성해야 할 성과만 많아지고, 스트레스와 불평 그리고 불만만 늘어날 뿐입니다. 결국엔 자기 자신을 일하는 기계로 만들어버리고 말겠죠. 우리가 얼마나 잘났던, 얼마나 대단하던, 얼마나 성실하던, 얼마나 힘들던, 중요한 것은 우리 직원들이 맘 편히 즐겁게 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회사도 발전한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몇 마디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어딜 가나 항상 드리는 말씀인데요, 주변의 공기와 물, 먹거리 안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인류 앞에 닥친, 중국 앞에 닥친 가장 큰 위험은 GDP 성장률이 7%인가, 8%인가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마시는 물과 공기가 깨끗하고, 우리가 먹는 먹거리가 안전하다면 GDP 성장률이 6%인들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경제적으로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더 오래 살 수 있는데 말이죠. 얼마 전 제가 어느 현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지역 책임자에게 '이곳 환경오염은 얼마나 심각한가요?' 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분은 강 상류 지역이 이미 오염돼서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남 탓만 합니다.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저는 현 정부가 환경오염을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높은 GDP 성장률이 아니라, 바로 깨끗한 환경입니다. 환경이 깨끗해야 우리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성공한 이후 점점 잘못된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가장 전형적인 예가 바로 말만 많아지는 것입니다. 그들은 남들이 자신들의 말을 듣고 있다고 착각하겠지만, 사실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윈, 2013 IT 리더 회의 연설

실패가 없었다면 알리바바는 없었다_ 싱췬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