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이 어떻게 삶의 균형을 회복시켜주는지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리딩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중년 남성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리딩은 내담자가 조선시대에 살았던 전생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임진왜란 때 농사를 짓는 소작인이었는데 그가 살던 마을이 전쟁터로 변하면서 황폐해지자 거리를 헤매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뒷산을 지나다 산길에 죽어 있는 스님을 보고는 승복을 벗겨 입고서 스님처럼 위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마을을 찾아다니며 탁발을 해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전쟁이 막 지나간 다음이라 민심이 흉흉했고 마을은 가는 곳마다 시체가 즐비했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죽은 가족 앞에서 지나가는 그를 붙잡고 죽은 자들을 위해 기도해주기를 간청했습니다.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매달리는 가족들 앞에서 허투루 목탁을 치면서 염불을 해주고 사례로 곡식과 돈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스님인 것처럼 하고 다니면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하고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벌이도 쏠쏠해지자 자신이 정말 스님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급기야는 버려진 암자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스님 행세를 했습니다.
리딩은 당시 남들을 속였던 카르마가 현생에서 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의 정체성을 속이고 분열적인 삶을 살았던 전생의 나쁜 카르마가 현생에서 말 그대로 분열증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게다가 질병이란 본인은 물론 주위의 가족에게도 고통을 주기 마련입니다. 지금의 아내와 가족들은 그때 절에서 함께 살면서 그에게 도움을 받았던 가족이었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들도 현생에서 가족의 인연으로 만나 함께 고통을 겪으면서, 카르마의 부채를 나누어 정화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신, 전생에서 읽어드립니다 / 박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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