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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학빈의 떡_ 허태수

정정진 2015. 12. 30. 13:18

 

 

민주주의는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시작되었다. '민주주의'란 '참주정'의 반대말이다. 그러면 여기서 '참주정'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법을 지키지도 않으면서 법 밖에서 통치하는 군주를 일컫는 정치용어다. 요즘으로 치면 독재정치에 가깝지만, 실상은 좀 더 복잡하다. 집단이 아닌 개인, 정치가 아닌 종교도 '참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틀어 말하면, '참주 종교'라는 게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참주 종교'란 뭘까?

 

성경대로 살지 않으면서, 성경 밖에서 '목회'를 하거나, 성경의 가르침과는 딴판인 것들로 대중에게 설교함으로써 거짓 확신을 갖게 하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참주정'이나 '참주 종교'는 본시 '민주주의'나 '진리'의 탈을 쓰고 등장하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식별하기 어렵다. 아테네 시민들은 '참주정'을 식별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교양교육을 받았는데, 그게 바로 '파이데이아'다. 파이데이아의 목적은, 전문교육을 하고자 함이 아니라, 전문가의 주장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정치적인 관점에서 '참주'의 징후는 뭘까?

 

* 지위를 잃을까 두려워하고, 그 두려움이 정치적인 결정에 영향을 끼칠 때

* 말로는 법, 법 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을 그 법 위에 세우려고 할 때

* 비판을 수용하지 못할 때

* 자신의 행위에 대해 추궁 받는 것을 꺼릴 때

*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않는 사람들의 조언이나 충고를 싫어할 때

* 자신의 의견과 다른 자가 일에 끼어드는 것을 막을 때

 

이런 징후들을 판단하는 시민교육이 '파이데이아'이고, 그렇게 함으로 훌륭한 민주시민이 탄생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오늘날 교회도 아테네의 파이데이아와 같은 신앙의 교양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미 제도화되고 예전화된 기독교가 '참주'의 언저리를 배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월부터 시작된 '허태수의 구약성서 읽기'도 파이데이아의 성격을 지닌다 하겠다. 단순한 성경공부가 아니라는 뜻에서 말이다. '참주 종교'를 판단하고 분별하여 거기로부터 탈출하는 신앙의 교양교육이라고 한다면, 너무 거창한 명분일까?

 

내 생각에 답한다_ 허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