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

40대, 진정 공부를 즐길 수 있는 시기_ 김병완

정정진 2015. 9. 29. 20:05

 

인생을 살면서 참된 공부를 통해 진정으로 공부를 즐길 수 있는 시기는 40대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공부는 출세 하기 위한 공부, 졸업장을 위한 공부, 부모님을 위한 공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 즉 위인지학이라 할 수 있다.

 

너무 쉽게 다른 집 아이들과 내가 비교되고 또한 부모님들은 너무 쉽게 그런 만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우리는 진정 우리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한 공부를 해야만 했다. 그것이 진정 행복한 길이고 남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길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의 산전수전을 겪은 나이인 40대는 비로소 타인과 비교를 위한 공부가 아닌 진짜 공부를 할 수 있다. 오롯이 자신을 위한 공부, 즉 위기지학을 할 수 있는 시기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시험이 없기 때문에 진정 즐기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남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신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인생의 후반부에 제대로 된 멋진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공부, 그리고 출세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참된 자아 완성을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40대는 무엇보다 공부를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는 점이다.

 

[공부의 기쁨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삶은 배움이고 배움을 통해서만 창조적인 삶에 도달하며 창조적인 삶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을 안겨 준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을 안겨주는 것은, 무엇인가를 새롭게 창조해 내는 삶이며 이러한 창조적인 삶을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배움, 즉 공부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매우 귀중한 지혜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끝까지 공부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즐기는 것뿐이다."

 

이 말은 또한 공부뿐만 아니라 무엇을 하든지 열심히 하는 자보다는 그것을 좋아하는 자가 낫고, 좋아하는 자보다는 그것을 오롯이 즐길 줄 아는 자가 훨씬 더 낫다라는 말에 대한 추가 설명이기도 하다. 출세를 위한 돈벌이를 위해서, 명예나 간판을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공부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 결과적으로는 더 나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결과보다도 공부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최고의 기쁨은, 공부를 의무로 힘겹게 하는 사람들은 도저히 상상도 못하는 큰 기쁨인 것이다.

 

공자는 공부의 기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공자는 무엇보다 배움의 기쁨에 대해 제대로 깨달은 위인 중 한 명이라고 볼 수 있다. 공자는 또한 공부를 멈추어서는 안 되며 끝까지 해야만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학문을 하는 것은 산을 만드는 것과 같다. 마지막 흙 한 삼태기를 붓지 않아 산을 못 이루더라도 중지하는 것은 내가 중지하는 것이며, 평지에 흙 한 삼태기를 붓더라도 그 나아감은 내가 나아가는 것이다."

 

20대 공부는 출세를 위한 공부라고 할 수 있다. 대학입시를 위한 공부, 졸업을 하기 위한 공부, 학점을 위한 공부, 자격증을 위한 공부, 면접을 위한 공부, 취업을 위한 공부, 승진을 위한 공부와 같이 하나같이 세상에서 좀 더 자신의 평안한 안위를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40대 공부는 이러한 출세를 위한 공부보다는 진정 공부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사람으로서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낭비이며 손해인지를 몸소 느끼고 나서야 하는 공부이기에 사심이 없는 공부인 것이다.

 

장자는 다음과 같이 공부에 대하여 말하였다.

 

"출세할 생각으로 공부한다면 공부에 해가 된다. 그런 생각을 가지면, 반드시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서, 견강부회하게 되므로 문제를 일으킨다."

현재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 정치, 경제, 문화, 법조 등. 그들이 이끌어 가는 대한민국이 혼란스러운 것은 바로 이러한 공부의 잘못 때문에 야기한 것이라고 필자는 단언한다. 출세할 생각으로 하는 공부는 그다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출세할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참된 공부의 의미와 가치를 망각하게 되고 공부를 오롯이 즐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참된 공부의 기쁨은 누가 말로 가르쳐준다고 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는 공부에 도통한 학생들, 소위 시쳇말로 공부의 신들이 너무 많다. 물론 그들에게는 공부가 인생에서 제일 쉽기 때문에, 남들은 한 번도 못하는 일등을 밥 먹듯이 쉽게 해버리는 학생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어떤 학생은 공부의 테크닉이 좋아서 적게 공부하고도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어떤 학생은 자신만의 공부법을 개발하여 그야말로 공부의 신이 된 학생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공부의 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된 공부의 기쁨을 그 학생들이 오롯이 제대로 알고 있고 누리고 있다고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공부의 참된 기쁨은 성적이 잘 나오고 일등을 하고 결과가 좋기 때문에,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말하고 공부가 제일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수준의 기쁨이나 성취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공부의 신들이 공부를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서 좋은 대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지 못했다면 그들이 과연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의 공부 문화의 문제점은 너무 결과 위주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자의 자세와 과정이 아니겠는가.

 

한국 사회에서는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공부의 기쁨보다는 공부의 부담을 더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진 학생들이 대학교에 입학하면, 고3 때보다 더 적게 공부를 하고, 대학을 졸업하면 공부를 거의 하지 않고 공부와 담을 쌓고 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초등학교, 심지어 유치원생부터 영어와 수학공부를 위해 학원이나 공부방에 나가서 공부하지 않는 학생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공부의 기쁨을 제대로 누릴 틈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의 기쁨이란 말을 하면, 거부감부터 느끼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이 매우 씁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생의 모든 시련과 역경, 실패와 성공을 맛본 인생 40대는 공부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많은 40대들이 20대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을 한탄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의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람들이 20대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을 한탄하는 가장 큰 이유가 학창 시절 때 공부를 조금만 더 열심히 했더라면, 지금보다는 좀 더 편하게 좀 더 부유하게 좀 더 잘 살수 있었을 것이라고 후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부는 단지 출세의 수단이나 좀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그러한 세속적인 인생의 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공부는 인간으로 태어나서 소위 한국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게 되는 '민족중흥의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사명, 즉 자신을 좀 더 발전시키고 성장시켜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위대한 것이 바로 공부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공부를 통해 얻게 되는 자신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나아가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서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을 해낼 수 있는 자신의 발전된 모습을 볼 때, 공부의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위대한 진리를 공부를 통해 깨닫게 될 때 느끼는 환희인 것이다.

 

과거에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인생과 인간관계의 복잡한 문제들이 이해가 되고 원리가 눈에 보일 때 느끼게 되는 쾌감인 것이다. 공부를 통해서 과거에는 도저히 상상도 못했던 큰 그릇의 자신의 성장된 모습을 보게 될 때 느끼는 것이 공부의 성취감인 것이다.

 

이러한 공부의 기쁨을 수학 공식 하나 외우고 못 풀던 수학 문제 하나를 풀게 될 때 느끼는 희열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이런 류의 희열은 참된 공부의 기쁨의 환희의 문에 들어가기도 전에 그 문 앞에서 누리게 되는 맛보기에 불과한 것이다.

 

공부를 통해, 자신이 원하던 대학에 입학을 하는 것이 공부의 기쁨의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원하던 직장이나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이 공부의 기쁨이라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공부를 통해 흘러 나오는 하나의 작은 부산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부의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공부의 부산물을 공부의 주산물로 여겼기 때문이다. 공부를 통해 성공하고, 공부를 통해 부를 얻게 되고, 공부를 통해 명예를 얻게 되는 것은 모두 공부를 통한 부산물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공부를 통해 얻게 되는 주산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공부의 참된 기쁨도 사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사고방식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있는 시기는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어보고 자신의 사고방식을 혁신해 나가면서 살아나갈 수 있는 시간적, 사회적, 체력적인 조건이 가장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시기가 40대라는 것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가진 것의 참된 가치를 깨닫게 될 때는 그것을 상실했을 때이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이 무엇인지 인생이 무엇인지 깨닫기도 전에 어린 나이에 공부 전선에 내몰려서 정신 없이 공부를 할 때는 공부의 기쁨도 공부의 가치도 깨닫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공부의 필요성이 잘못 인식된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2,30대 때는 먹고 살기 위해서 산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로소 공부다운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자신이 추구하는 꿈을 포기하고 자신과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시기를 우리는 보내야만 했다.

 

우리는 그 시기를 그렇게 보내고서야 공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인생에서 그 어떤 쾌락이나 취미보다도 공부가 최고의 것임을 자각하게 된다.

 

이제 비로소 누가 뭐래도 공부의 기쁨을 오롯이 깨닫게 되는 시기가 된 것이다. 꿈을 포기해야 되는가로 고민하는 나이 40에....

 

40대, 다시 한 번 공부에 미쳐라, 김병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