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기 불교귀농학교]
제9강 생협_귀농이와 생협이가 만났을 때 - 01
; 이정호(불교생협연합회(준) 위원장)
(2009.10.09.금)
귀농과 생협.
귀농학교에 까지 오고, 수업을 들으면서 귀농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생협을 알고, 귀농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자.
불교생협연합회(준)
유기농산물과 유기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상품이 2천여 종 된다. 불교생협연합회(준)에서는 천종 정도를 다루고 있다.
현재 6개의 사찰매장과 5~6개의 작은 매장에 공급을 하고 있고, 10여 군데 사찰에 친환경공양미를 공급하고 있다.
-----
예비 귀농자가 생협을 공부해야하는 이유
귀농학교에 오기 전.
아직까지 사회 일반적으로 ‘이촌향도(離村向都)’가 대세. 가정, 가족, 일가, 직장 속에서 ‘귀농’이라는 것은 낯설다.
그런 속에서 귀농학교에 오고, 동문들을 만났을 때 동병상련(同病相憐)이랄까, 연대․유대감을 느낀다.
귀농학교 졸업 후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 그 전과 같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귀농을 하려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① 돈. 귀농을 하려면 얼마의 돈이 있어야 할까?
② Item, 영농기술. 무엇을 해서 돈을 벌 수 있을 까?
③ 유통. 어떻게 하면 잘 팔 수 있을까?
등 이다.
이 세 가지는 혼자 아무리 해도 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②, ③은 서울, 도시에서는 절대 길러지지 않는다.
이런 생각들이 귀농을 못하는 주된 이유이다. 실제 불교귀농학교 졸업 후 귀농율이 10~20%정도이다.
귀농이란 그런 물질적 준비 등을 통한 것이 아니다.
귀농 = 새로운 인연, 사람과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도시에서의 인연은 대부분 경쟁 관계이다.
귀농의 인연은 바로 ‘협동적 만남’이다. 위에서 말한 세 가지 것들 보다 이 ‘협동적 만남’을 잘 할 수 있는 기술을 쌓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 방법은 계속 ‘협동’하는 것뿐이다.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현 인류의 과제이다. 그리고 그 과제를 푸는 최고의 기술이 바로 협동이다.
귀농을 하려면, 나와 자연, 나와 남, 나와 가족의 관계 속 협동은 필수다.
보통, 귀농학교를 졸업 후 귀농하기 까지 어느 정도 준비기간을 둔다.
그 기간 동안 ‘협동의 기술’을 익히자.
도시에서 ‘생태적 협동’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생협(생활협동조합)’이다.
예비귀농자들은 생협조합원이 되어야 한다.
생협은 협동의 기술을 이용, 농산물이 매매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친환경, 유기농산물 시장은 99년에 1,000억 원(한살림 등의 생협 시장)이었고, 2005년에는 1조3,0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이 중 1조는 대기업, 대형유통업체, 프렌차이즈업체들이 차지한다. 그 시장은 수입시장의 농산물들도 취급한다. 그리고 대기업의 가공원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수입된 친환경유기농산물의 경우, 생산과정에서는 그 친환경 유기농의 철학이 유지된다. 하지만 그 먼 거리를 이동하는 수송, 유통과정을 보면, 과연 그것을 친환경유기농산물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런 1조원의 시장을 제외한 3,000억 원 시장이 생협의 시장이다. 올 해는 약 4,000억 원이 되리라 예상한다.
귀농인들이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바로 이 생협의 시장이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1조 원의 시장은 넘보기 어렵다. 생협의 시장에 어떻게 들어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생협을 잘 모르고 귀농하는 것은 반쪽귀농이라 할 수 있다.
귀농 후, 정착기간이라 할 수 있는 3~4년이 지나면 판매, 유통의 길을 찾아야 한다.
예비귀농인들 중 지인들을 통한 유통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방법은 귀농 초기에는 가능하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려운 방법이다.
생협이 바로 귀농인들이 유통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다.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귀농이라는 내 선택이 과연 ‘사회적으로 바람직한가.’란 생각을 하게 된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 그 중 하나가 생협이다.
다시 말하자면,
귀농의 첫 번째 기술이 ‘협동’이고, 도시에서 그 협동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생협’이다.
생협 조합원들은 귀농인들의 영원한 동맹군이다. 특히 유기농인증라벨을 알아주는 곳이 생협이다.
생협이란?
경제의 3주체는 국가, 기업, 가계이다.
생협은 기업에 속한다.
|
주식회사 |
협동조합 |
형태 |
회사 조직 |
회사조직 |
참여자 |
주주 |
조합원 |
의사결정권 |
1주 1표(돈, 자본 중심) |
1인 1표 (사람 중심) |
|
소유자, 경영자, 소비자의 분리. 민주주의×, |
소유자=경영자=소비자 조합원들에 의함 |
협동조합.
160년 전 영국 로츠데일(면직공업 발달) 공장지대. 사회적 인프라 부실.
공장지역을 중심으로 노동자 밀집지역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빵이나 우유 등의 질은 형편없었고, 그나마 공급이 불안정했다.
이런 생활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논의 했고, 그 논의 결과 사람들이 돌아가며 한 번씩 먹을거리를 사오게 되었다.
대량으로 구매를 하고 정기적으로 구매를 하다 보니, 가격은 내릴 수 있었고, 신선한 먹거리를 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규모가 점점 커져서 작은 사무실을 개설하고, 구판장이 생기게 되었다.
이것이 지금 협동조합의 효시로 본다.
일본의 경우, 전쟁이후 겨울을 나기위한 사람들의 자구책으로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생협이 생기고 약 20년이 지난 8․90년대에 급성장을 했고, 지금은 일본 인구 1억 2천만명 중 생협조합원이 약 2,000만 가구(약 6,000만 명)이다.
고베생협의 경우, 200만 가구를 조합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고베 지진 때 중앙정부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았던 1주일을 고베생협만 문을 열었고, 조합원 여부를 떠나 물건을 공급한 덕분에 고베의 사람들은 버틸 수 있었다.
※일본의 생협 매장은 우리나라 대형 백화점 규모이다.
일본정부에서 극우교과서가 만들어져도 각 학교에서 잘 채택되지 않는 것은 바로 지역활동가들과 학교운영위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반에 생협이 있다. 바로 생협이 사회의 가치를 지키는 힘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 현대적 의미의 생협이 전쟁이후 50년대에 만들어지기 시작한 배경 때문인지 ‘평화+협동조합’의 성격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대적 의미의 생협은 70년대 원주지역에서 교육운동, 지역부흥운동을 기반으로 시작한 ‘한살림’부터이다.
한 살림은 86년에 부흥운동에 농사(유기농)+유통을 결합. 한 살림농산이라는 매장을 냈고, 88년에 한 살림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배경을 지닌 우리의 생협은 ‘협동조합(하나의 방법론)+생명운동(유기농산물)’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20년 된 우리나라 생협의 조합원이 30만 정도 될까? 아직까지는 마니아에 의해 유지되어왔다. 하지만 지금이 대중화의 초입단계라 볼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익숙해지자.
----
우리의 유기농업
처음 시작한 것은 정농회(40년 이상), 카톨릭농민회(30년 이상). 유기농업=성서적 삶. 신앙의 힘. 소위 말하는 녹색혁명 속에서 유기농업을 지켜주신 분들.
20년 전 한 살림 조합원들이 이런 것들을 인정하여 유통 및 소비가 시작 됨.
----
지금은 ‘소비’가 조직되고 있다.
① 대형 유통업체 ; 대규모 자본을 통해 소비 조직
② 프랜차이즈 업체 ; 소규모 자본을 통해 소비 조직
③ 생협 ; 사람을 직접 조직하여 소비를 조직
이렇게 소비가 조직되어 있어도 혼자 유통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협동조합, 작목반, 영농조합 등의 형태로 ‘생산’이 조직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경제적 이유를 중심으로 조직이 되었다.
지금은 경제적 조직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이유로 조직. 각종 형태의 지역공동체, 협동조합형 지역공동체, 등이 나왔다. (공동육아, 의료생협, 생태 마을 등)
귀농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나를 조직해야 한다.
도시에서도 ‘협동’, 내려가서도 ‘협동(생산, 가공, 유통 등)’이다.
귀농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주변사람의 시선이나, 사회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귀농 후 생활에 대한 걱정 등은 당연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45세 정도면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평균 80세 정도까지 산다고 하는데, 45세라고 해도 30년 정도를 더 살아가야 한다.
바로 45세는 인생의 이모작을 준비하고 길을 찾아가야 하는 시기이다.
도시의 삶은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이 30%라고 한다. 약 15%선이 건강한 구조라고 하는데 그 두 배를 넘고 있다. 그만큼 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주변의 상점들을 보면 몇 개월 버티지 못하고 간판을 갈아다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바로 개미지옥의 세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는 알아서 준비하라고 한다.
이제 우리 서로 이모작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것을 시작 한 것이다.
귀농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은 바로 이 흐름의 맨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반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30만 명의 도반이 있다.
예비귀농인들은 바로 생협의 조합원이 되어 도반을 돕고, 또 나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問: 생협의 생산자.
각 지역의 작목반, 영농조합이 주체가 된다. 이 조합원이 됨으로 참여 할 수 있다.
영농조합원의 제1조건이 ‘농부’이다. 여기에서 농부의 조건은 ‘300평 이상의 땅을 1년 이상 경작한 사람’등의 기준이 있다.
그리고 그 외 영농조합의 자체적으로 생산자 자격 조건이 있다.
이런 기준들 보다 중요한 것이 좋은 농부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귀농했을 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우선이다. 땅과 만나는 것은 마지막이다.
생산자와 농산물의 검증은 대략 3가지 기제가 있다.
① 국가. 친환경유기농산물 인증. 흙, 잎, 과실 등을 채집, 검사를 한다.
② 현장조직. 자체 기준
③ 생협 자체인증. 부정기적으로 조사를 하기도 한다.
問: 생협?
일반적인 자본주의의 유통은 ‘생산자, 유통자, 소비자’가 서로 단절되어 있다.
생협은 ‘생산자, 유통자, 소비자’가 서로 연결된다. 함께 가는 것이다.
물론 ‘생산-유통(물류센터-생협매장)-소비자’라는 구조로 되어있다.
생산자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생산지 방문 등을 통한 교류가 있다.
생협의 경우 소비자 가격이 1,000원이라면 그 중 700원은 생산자에게 간다.
일반 유통조직은 이 비율이 엉망이다. 우리 식구에게 간다는 개념이고, 이것을 보고 일한다.
기존 생협의 경우 이미 기존 생산자들이 있다. 생협의 시장 규모의 성장이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라 새로 귀농한 사람이 생산자로 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
이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수 생협의 크기가 커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불교생협이 귀농을 화두로 만들어 진 것처럼-다양한 형태의 생협이 만들어 지고 활성화 되어 생협 전체의 규모가 커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되었을 때 기본적인 생협운동의 토양이 마련된다. 그런 기반 위에서 생협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고, 생협이 성장 했을 때 새로 귀농한 사람들이 생산자로 진입할 기회는 많아진다.
그리고 지역의 영농조합도 여러 소비․유통 조직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경쟁이 아닌 협동의 마음으로 함께 나가야 한다.
생협이 시작된지 20년이 되었다. 대중화의 초입단계이다.
현재 생협들은 각 영역에서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問: 불교생협의 차별화 전략은?
각 귀농인들, 도반들이 이런 전략을 가지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
실제 초보 귀농인들은 작물하나 길러내는 것도 버겁다.
귀농을 화두로 한 생협에서는 어떻게 귀농을 했고 정착 했으며, 어떤 과정을 통해 생산․가공 되었는지가 바로 그 상품의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조직, 형태, 틀을 만드는 데에 역점을 두었다.
이제 귀농은 이념만을 강조하는 시기는 지났다. 바로 사회적 자본을 구성해야한다.
4․50대 분들이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 갔음 한다. (매장, 가공, 상품 타당성 등)
-----
‘협동’, ‘더불어 사는 것’
이것에 익숙해야 귀농할 수 있고, 귀농 후에 행복할 수 있다.
기록 : 유이상 간사
'진리&종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즉문즉설5. '盧대통령 조사 낭독' 한명숙 전총리...경향신문 기사 (0) | 2009.11.14 |
---|---|
농촌서 희망의 촛불 보았습니다_ 도법스님 (0) | 2009.11.12 |
더불어 사는 공생인으로 살아가기_ 최재천 (0) | 2009.10.16 |
생명평화의 삶, 귀농_ 도법스님 (0) | 2009.09.21 |
걷기의 철학_ 크리스토프 라무르 (0) | 2009.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