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우리나라에서 '워라밸'이라는 말이 크게 유행했다. '워크-라이프 밸런스', 즉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이다. 나는 한동안 이 단어에 꽃혀 주변 친구들에게 '너의 워라밸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주고 싶냐'는 질문을 하곤 했다. 친구들의 대답은 매우 주관적이고 천차만별이어서,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분석할 수가 없었다. 좀 더 표본을 넓힌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들은 답변들은 '어떤 근무 환경에서 일하는가' 혹은 '연봉을 얼마나 받는가'와 같은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전혀 일관성이 없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주의 깊게 관찰을 지속한 결과, 무조건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업무가 적성에 맞으면 '워라밸'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관대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객관적으로는 '워라밸'이 나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