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내 나이 마흔에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았지만, 그때는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당시 나는 부족함을 채우려 여러 가지 강의를 찾아 기웃거렸다. 경영 전략, 마케팅, 재테크, 글쓰기, 스피치 등등. 한번은 강남에서 하는 마케팅 강의를 들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강사가 참 유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옆자리에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나와 연배가 비슷한 것 같아서 쉬는 시간에 같이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케팅 강의는 5주 프로그램이었다. 5주째 강의가 끝나고 그와 같이 저녁을 먹었다. 그는 작은 회사의 대표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강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마케팅 강사님 정말 아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전 저분처럼 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내 말에 그가 이렇게 말했다.
"물론 강사님 훌륭하죠. 하지만 단지 우리보다 먼저 시작했을 뿐이에요. 전 그분보다 더 잘 해낼 자신 있어요."
저런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올까? 난 그의 말을 허세라고 생각했다.
1년 정도 지난 뒤 그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회사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올랐다고 했다. 허세가 아니었다. 마케팅 강사는 이론에 정통했지만, 그는 배운 것을 현장에 적용하여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냈다. 나는 자신의 말을 지킨 그가 대단해 보여서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자신할 수 있었죠? 가르침을 준 강사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나요?"
그는 말없이 왼쪽 벽을 가리켰다. 액자가 보였다. 거기에는 딱 다섯 글자가 적혀 있었다.
"별거 없어요. 바로 저것 때문입니다."
액자에 적힌 글자는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였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
"전 저 말을 믿어요. 살면서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내가 믿는 대로 된다는 걸."
지식이나 정보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건 내 마음의 자세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부동산 재테크 강의를 할 때 수강생의 자세를 보면 그의 미래가 보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 예측은 거의 맞아떨어진다. 수강생의 자세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 자신을 믿지 못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 이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신뢰가 약하다.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정해 버린다.
"제가 그걸 하는 건 무리예요."
"예전에도 해 봤는데 잘 안 됐어요."
"자신이 없어요. 두려워요."
이런 마음 때문에 아는 것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어렵게 용기를 내어 시도했다 해도 작은 난관에 부딪히면 쉽게 포기한다.
둘째, 자신을 믿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자존감이 강하고 자기신뢰도 강하다. 강의를 하면서 성공 사례를 보여 주면 이렇게 말한다.
"저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어요."
"바로 시작하고 싶어요. 무엇부터 하면 되죠?"
"설레요. 흥분됩니다. 빨리 시작하고 싶어요."
그렇다. 나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는 결국 내 마음 자세에 달려 있다. 꼭 기억하자. 아니, 마음 깊이 새기자. 내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시키자.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내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무기, 그 누구도 나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는 무기는 인맥도, 배경도, 자격증도, 학력도, 재산도 아니다. 내 마음의 '자세'다. 내 마음의 '태도'다.
내 책상 뒤에는 보물 1호인 액자가 걸려 있다. 나는 유약하고 자주 흔들리지만, 그것이 나를 강하게, 흔들리지 않게 잡아 준다.
누구나 자기만의 삶의 방식과 속도가 있다. 자신만의 삶의 방식과 속도에 '일체유심조'를 보태자. 그러면 이전과는 다른 삶, 다른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매일 아침 나는 그 글자를 10번씩 읽고 쓴다. 내가 발견하고 경험한 인생의 절대 법칙이다.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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