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이야기

독서의 힘

정정진 2018. 9. 5. 14:11


리공전 :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사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독서는 쪼개진 독서이다. 지식이 모두 조각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영어로 information to information 이라 한다. 정보가 점에서 점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독서는 지식의 계보에 수반되는 문화 전체의 힘, 더 나아가 문화의 논리적 힘 그리고 문화가 가져올 역사의 힘과 그에 수반되는 더 깊은 정신적 힘을 구성할 수가 없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을 보라. 그들이 옛사람들에 비해 지능이 낮은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현대인들은 아주 똑똑하다. 하지만 그들이 접촉하는 지식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겉보기엔 매우 많은 양의 정보를 접하고 있지만 깊이가 없다. 어떤 지식에 계보가 없다면, 더 깊은 논리로 나아갈 수가 없다. 결국은 밀란 쿤데라가 소설에서 말했던 것처럼, 생명의 가벼움을 이기지 못해 마치 흩날리는 구름처럼 실제로는 아무런 힘도 없이 겉보기에만 아름다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지식의 계보를 갖추면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으며, 사고의 구조적인 힘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이는 잠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는 다르다. 그러한 아이디어는 보기엔 참신해 보여도 논리의 퇴고나 이성적인 분석을 감당할 수가 없다. 현재 우리가 접하는 지식은 '이것을 살피느라 다른 것은 보지 못하는 식'의 지식이다. 그러니 지식 구조에 자연적으로 결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나는 한 사람의 지식 구조에 결함이 생기면 그의 영혼이나 성격 그리고 사상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믿는다. 그 결함을 제때에 고치지 못하면 단편적 지식을 맹목적으로 믿고 굳은 사고를 하게 된다. 사상과 정신 그리고 영혼이 굳어 버린 사람에게는 약도 없다.


그래서 우리가 지식의 힘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나의 완벽한 지식이 가지는 힘, 우리는 그것을 독서의 힘이라 부른다. 여기서 말하는 독서는 단순한 책 읽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당신은 어떻게 자신만의 지식의 계보를 만들고 거기서 나오는 강한 힘으로 문화의 구조를 완성할 것인가?


천차이쥔 :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표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어떻게 알 것인가? 답은 독서에 있다. 독서는 지식을 얻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수단이다. 그래서 유럽에서 독서 혁명이 일어나기도 했다. 유럽 각국의 문맹 문제에 있어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나라는 바로 독일이다. 실러는 18세기에 어떤 나라는 암흑 사회였지만 또 어떤 나라는 독서에 중독된 사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사상과 철학의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사회 전반에 깔고 책을 읽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독서는 바로 사고이다. 당신은 어떻게 지식을 얻는가? 책 속의 지식은 반드시 자신의 머리를 거쳐 소화시켜야 한다. 살아 있는 동안 부지런히,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어야 한다. 또 가장 가치 있는 책을 골라 읽어야 하며, 한 분야만 섭렵해서도 안 된다. 모범 답안을 찾기 위한 책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이끌어 주고 문화에 녹아 있는 자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 유럽에는 이러한 독서 혁명이 있었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했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문화는 지구상의 모든 좋은 것을 자신의 문화로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앞날이 밝다.


우젠중 : 도서관은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해 준다. 흔히 책을 읽을 때 우선 마음을 가라앉히라고 말한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책을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얄팍한 독서는 경솔한 인생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단편적인 지식만을 습득했기에 진정 좋은 습관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생 동안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바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이다. 다시 말해 스무 살 이전에 모든 정력을 공부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이 시기에는 개인의 세계관이 형성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사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청소년기에는 반드시 좋은 책을 바르게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시간을 내어 책을 읽으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른다. 책을 통해 습득하는 지식과 앞으로 닥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습득하는 지식이 많을수록 문제 해결 능력은 더욱 강해진다.


'인류 문명의 진화를 이끈 독서의 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