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에게묻다

학교_ 조성순

정정진 2009. 12. 27. 14:12

 

학교

 

제일의 아이가 가방을 메고 등교한다.

제이의 아이가 가방을 메고 등교한다.

제삼의 아이가 가방을 메고 등교한다.

제사의 아이가 가방을 메고 등교한다.

제오의 아이가 가방을 메고 등교한다.

제육의 아이가 가방을 메고 등교한다.

제칠의 아이가 가방을 메고 등교한다.

제팔의 아이가 가방을 메고 등교한다.

제구의 아이가 가방을 메고 등교한다.

 

교문 밖 울타리에 줄장미가 대낮같이 환하게 웃고 있다.

 

한 아이도 그 웃음소리 듣지 못한다.

 

 

* 조성순 : 계간 <문학나무> 2008년 신인작품상으로 등단. 서울 단대부고 교사.

 

- 김종철 <녹색평론 109호, 2009년 11월~12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