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내가 언론사에 있다가 증권업계로 옮긴 건 호기심이 들어서였다. 금융 기사를 쓰다 보니 증권사에서 일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막상 증권사에 들어가자 경제 전반이나 주식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다 보니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뭘 해도 주눅이 들고 자신이 없었고, 그저 모든 게 힘들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당시만 해도 증권사에서 일하는 여자가 드물었기에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얼마 못 버티고 나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그녀가 나에게 "일은 어때? 잘 되니?" 라고 물었다. 나는 가볍게 말했다."아휴, 모르겠어. 그냥 하고는 있는데 힘드네. 해 보다가 안 되면 때려치우고 임용고시나 준비하지 뭐. 내가 애들 가르치는 거 좋아했잖아. 선생님도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