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모음

운명을 바꾸는 여섯 가지 방법_ 조용헌

정정진 2016. 8. 15. 19:33


운명을 바꾸는 여섯 가지 방법


적선을 많이 하라


한국에서 수백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명문가를 조사해 본 결과 가장 많이 나온 공통점은 바로 적선이다. 경주 최부잣집은 병자호란 때 전사한 1대 최진립 장군의 공신 토지를 바탕으로 부를 쌓아 약 400년간 명문가의 명맥을 유지했다. 최부잣집은 막대한 부만큼 적선도 많이 했다. 최부자 가문의 여섯 가지 교훈을 보면 '만 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주변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마라' 등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전체의 이익을 더욱 중요시한다. 이처럼 어려운 이웃을 긍휼히 여기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오랜 기간 명문가의 지위를 누려 온 것이다. 최부잣집은 1947년 12대 최준이 대부분의 재산을 영남대 설립에 기부하면서 막을 내렸다. 마지막까지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왜 적선이 중요할까. 이는 다른 사람들이 은혜를 입도록 함으로써 마음에 저금을 들어 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음에 저금을 들어 놓으면 꼭 필요할 때 그 은혜를 다시 받을 수도 있다. 회사가 무너지기 직전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고아원에 돈을 갖다 주는 것도 적선이지만,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운 사람을 용서해 주는 것도 효과가 큰 적선이다. 재물로 하는 적선도 있지만 마음으로 배려해 주는 적선도 있다. 평소에 화를 내지 않는 것, 고통을 잘 들어 주는 것 역시 적선이다. 한마디로 적선이란 주변 사람들이 자기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우호적이라면 그 사람은 결국 덕이 있는 사람이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들로부터 보호 받는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위기가 닥쳤을 때 뜻하지 않게 보호 받을 수 있고, 위기를 피해 다시 한 번 재기를 도모할 수 있도록 운명을 바꿀 수 있다.


눈이 밝은 스승을 만나라


두 번째는 눈이 밝은 스승을 만나야 한다는 점이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혼자서 독단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의해 주고 해법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스승과 함께할 수 있다면 결과에 큰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를 돌이켜 보자. 무력진압을 지시해 대규모 유혈 사태를 초래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만약 제대로 된 스승이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누군가 이미 흐름이 넘어온 상황이므로 무력 진압은 불필요하다는 충고를 해 주었다면 엄청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큰 공을 세운 무학 대사와 같은 인물이 전두환 전 대통령 주변에 있었다면 결코 섣부른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스승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중, 고등 학교나 대학교에 진학하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스승은 제자가 발 벗고 찾아 나서야 발견된다. '스승이 제발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고 노력해야 만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전 도인들은 스승을 한 번 만나게 해 달라며 전국의 명산을 돌아다니며 산신 기도를 했다.


독서에 몰두하라


독서는 역사적으로 뛰어난 인물들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운명론적으로 봤을 때 운이 나쁜 시기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운이 좋다면 만나는 사람 모두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모두가 사기꾼이기 십상이다. 집에서 칩거하면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바로 독서다. 수백 년, 수천 년 전의 위인들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명성을 어떻게 쌓았는지, 난세를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를 글로 익히며 내적 자산을 쌓는 것이다.


독서가 팔자를 바꾼 대표적인 예는 신영복 교수를 꼽을 수 있다. 그는 1968년 스물일곱의 나이에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 징역을 선고 받았다. 1988년 가석방될 때까지 20년간 옥살이를 하는 고초를 겪었지만, 그 시간 동안 수많은 독서와 사색을 하면서 거듭났다. 그의 책을 읽어 보면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과 달관을 느낄 수 있다. 심지어 동양의 여러 고전을 해석한 <강의>라는 책을 보면 '주역'에까지 통달한 것으로 보인다. 평범한 사람들은 폐인이 되고도 남을 시간인 20년이라는 옥살이 기간에 신영복 교수는 오히려 더 성장한 인물이 된 것이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지냈던 이후락은 한때 유신 정권의 2인자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지만 박정희 대통령 사망 이후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에 의해 정치 활동이 막히자 이천의 한 도자기 공장으로 들어갔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권력의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애쓰겠지만 그는 운이 다했다고 느끼고 이천 도자기 공장에서 두문불출하며 조용히 지냈다. 1985년 정치 활동 규제가 풀렸지만 그는 다시 정계로 돌아오지 않고 도자기를 빚고 책을 읽는 일에 몰두했다. 이렇다 보니 불행한 결말을 맞은 유신 시절의 다른 권력자들과 달리 큰 화를 입지 않고 비교적 천수를 누릴 수 있었다.


브레이크를 밟고 명상하라


하루에 1시간 정도 기도나 명상, 참선을 하는 것도 팔자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는 급커브나 막힌 길에서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 기도나 명상은 잠시 인생의 브레이크를 밟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어제 하루의 행동과 결과를 뒤돌아보며 오늘 하루 어떻게 행동할지 미리 생각해 보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만약 명상이나 기도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특히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활동량이 적은 현대인들은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이런저런 병에 걸리기 쉽다. 굳이 운동하는 시간을 따로 내지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밥 먹기 전에 요가 같은 맨손 운동을 한다든지, 조금 먼 길을 걸어간다든지 하는 작은 습관으로도 충분하다. 시간이 없다고 미루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운동을 통해 체력을 갖추면 더욱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고 자신감도 생긴다.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여러 면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명당을 선택하라


명당 선택 역시 팔자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명당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묫자리를 뜻하는 음택과 집터를 뜻하는 양택이 그것이다. 이를 어떻게 정하는지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


우선 집터가 명당이면 잠자리가 편안해진다. 예로부터 수맥이 흐르는 집은 터가 좋지 않다고 한다. 수맥이 흐르는 땅은 무르기 때문에 집이 안정적으로 서 있기 어렵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은 편안하게 쉴 수도 없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건 정치를 하는 사람이건 휴식을 제대로 취해야 건강해진다. 밖에 나가서 활동할 때도 다른 사람보다 훨씬 정력적으로 일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승진도 하고, 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명당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꿈이다. 대개 부인들이 꿈을 많이 꾼다고 한다. 집터를 보고 와서 꿈을 꿨는데, 큰 구렁이가 꿈틀거린다거나 조상이 나타나 열쇠를 준다거나 하는 길몽을 꾸는 경우가 있으면 이 집터는 명당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공사로 맥이 끊겨 버린 땅이 많은 데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이 많아서 집터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음택은 오늘날 더욱 영향력이 없어졌다. 화장이 대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화장은 해도 없고, 득도 없는 일이다. 뼈를 불에 태워 버리면 뼈에 있는 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부터 혼은 사람이 죽기 전에 하늘로 날아가고, 백은 남아서 망자와 후손의 교신 역할을 한다고 했다. 하지만 화장을 하면 이 교신 매개체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사주팔자를 알아라


재물복이 없는 사람은 월급쟁이를 하면서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게 최고다. 괜히 사업을 한다고 뛰어들었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반면, 재물복이 있는 사람은 도전을 해 보는 편이 좋다. 재물복이 있는지 없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사주팔자를 알아야 한다.


관운이 있는 사람이 장사를 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고, 물이 많은 팔자를 가진 사람은 유흥업이나 요식업에 종사하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주팔자는 주역이나 동양 사상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자신에 대해 아는 사람은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단계부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조용헌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초빙 교수


삼성의 CEO들은 무엇을 공부하는가_ 백강녕, 안상희, 강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