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을 염려한다면 농업을 지키고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질문 현재 대외의존도가 극심한 한국의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자립적인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저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끼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헬레나 우선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세계무역에 의존적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산업화가 더 많이 진전된 나라, 예컨대 스웨덴이나 영국, 미국 등의 의존도가 더 심합니다.
이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더 개발된 나라일수록, 더 산업이 발전한 나라일수록 국제무역 의존도
는 더욱 높습니다. 따라서 지역화로의 변화는 하룻밤에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지금의 큰 이슈는
우리가 더 의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덜 의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앞에 놓여진 큰 문제입니다.
그리고 지역 차원의 활동으로는 많은 예들이 있습니다. 웬델 베리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위대한 농부이자, 시인이며 작가인 그가 저에게 켄터키의 한 농부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농부는 대기업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었고 담배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쌀농사였건 밀농사
였건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는 농사를 지어서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살충제나 화학비료,
비싼 기계 등의 사용으로 파산하고 빚까지 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그는 지역화의 경제적, 생태적
이점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그는 수백에이커의 농사를 포기하고, 단 2에이커의 땅에 채소를 심어서
지역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농사지은 한 해만에 그의 채소는 꽤 이득을 가져왔습니다.
3년째 되는 해에 그는 채소농사의 규모를 조금 늘렸고 모든 빚을 청산할 수 있었습니다. 요컨대 그 농부는
3년 만에 의존성과 빚에서 독립성과 이득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3년만에요. 우리는 개인적,
공동체적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꽤 큰 변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역화의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 이점에 대한 분명한 인식입니다.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 <오래된 미래> 저자. 생태학자
- 김종철 < 녹색평론 75호, 2004년 3월~4월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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