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 앞에서 평소 나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는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나에게 별로 없는 모든 사교성과 외향성을 닥닥 긁어모아 곱하기 1,000을 해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처음부터 내 스타일의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계속 노력하다 보면 나중엔 정말 좋아서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다르게 하면 할수록 힘들었다. 내 외모 중 단 하나의 장점인 맑고 깨끗한 피부(?)가 점점 잿빛이 되어가고, 그 일에 대한 부담은 점점 커져갔다. 해결책을 찾으려고 나름 노력했지만 다 소용없었고, 그렇게 참고 견디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점점 바보멍텅구리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역시 난 안 된다'는 고착된 패배감에 힘들어하다가 이렇게 힘들 바엔 그냥 하지 말자고 결정 내리고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