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

디테일의 힘_ 나경원

스폐셜올림픽이 끝난 뒤, 젊은이들을 만나느라 하루하루가 바쁘다. 강연 때문이다. 한창 중요한 시기에 있는 그들에게 나의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쓸모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강단에 설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상황에 맞춰 강연 내용은 그때그때 바뀌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미쳐라(Go Crazy). 다르게 하라(Be different). 남다른 열정과 차별성을 꼭 강조한다. 이 두 가지에 일의 시작과 끝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뜨거운 열정은 끝까지 몰두하는 성실과 끈기로 일의 완성도, 즉 디테일을 높인다. 색다른 시도와 도전은 나만의 차별점을 특화시키는 창의성, 즉 크리에이티브를 키운다. 디테일과 크리에이티브, 이 둘은 언뜻 보면 모순된 조합 같지만 볼트와 너트처럼 상호 보완적 관계이다. ..

교육&계발 2021.04.10

검사 일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책 읽기_ 김웅

아이들이 그보다 더 싫어하는 말은 검사 일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이 무엇이냐에 대한 답이다. 아예 경기를 일으킨다. 백발백중 "에이" 하는 실망스런 탄성과 함께 분노를 유발하게 하는 그 답은 바로 '책 읽기'다. 물론 이 발언은 경험적으로 볼 때 매우 위험하다. 일단 너무 식상하다. 세상을 오래 살지 않았어도 책을 읽으라는 얘기는 머리카락 수만큼 많이 들어왔을 것이다. (중략) 하지만 '책 읽기'라는 대답은 아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참석한 학부모나 교사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공감을 얻는다. 어차피 강사를 선정하는 것은 분노한 학생들이 아니라 교사들이다. 마치 분유 광고와 같다. 분유를 먹는 것은 아기들이지만 사는 것은 엄마들이다. 그러고 보니 책 읽기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제대로 설명해본 ..

독서이야기 2021.01.12

정비공장 보험사기 이야기_ 김웅 검사

병원장을 불구속으로 기소한 후 부장이 나를 불렀다. 그러고는 서류봉투 하나를 건네주며 방에 가서 읽어보라고 했다. 두둑한 대봉투를 열어보니 내가 그 병원을 수사하는 동안 자신에게 들어왔던 나에 대한 투서와 음해들이 담겨 있었다. 곤경에 처했을 때 가장 쉽고 효과적인 해결책은 자신을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모함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함은 터무니없을수록 효과적이다. 너무나도 단정적으로 써놔서 진짜 이런 음모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그중 절반만 사실이더라도 내가 이리 쪼들리며 살지는 않을 텐데 하는 마음에 좀 아쉬웠다. 하나하나 읽다 보니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다. 부장이 그동안 이 모든 음해와 모함을 듣고서도 나를 의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혼자서 그 외압들을 다 막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

사회&문화 2020.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