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절에 대한 이야기
① 합장이란?
이 세상 그 누구 그 무엇도 본래 분리‧독립된 것은 없습니다. 그물의 그물코처럼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존재하는 것이 나요, 너요, 우리요, 세상입니다. 몸과 마음, 너와 나, 인간과 자연이 온통 불일불이(不一不二)입니다. 합장은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불일불이로 존재하는 한 몸 한 생명의 실상을 온전하게 나타내는 몸짓입니다. 몸과 마음, 너와 나, 인간과 자연이 본래 하나임으로 그 하나 됨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행위가 합장인 것입니다.
② 절이란?
너 없는 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너에 의지해서만 나는 존재합니다. 너를 상대로 한 나는 무한히 작은 자요, 무소유자요, 낮은 자입니다. 끊임없이 자기를 낮추고, 비우고, 나누고, 도와야 하는 자입니다. 낮은 자, 작은 자, 비우는 자, 나누는 자의 온전한 몸짓이 엎드려 절하는 것입니다. 절이란 주체적으로 낮은 자, 비우는 자, 나누는 자의 삶을 온전하게 실천하는 몸짓입니다.
그대에 의지하여 내가 존재합니다. 그대 없는 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를 상대로 한 그대는 무한히 높은 자요, 귀한 자요, 고마운 자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항상 모시고, 배려하고, 감사해야 할 대상입니다. 높고 귀하고 고마운 상대에 대한 섬김과 모심의 온전한 몸짓이 엎드려 절하는 것입니다. 절이란 상대를 섬기고 모시는 일을 온몸으로 온전하게 실천하는 몸짓입니다.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끊임없이 본래의 모습처럼 온전히 하나 되게 하는 실천이 절입니다. 몸과 마음을 모아 절하는 일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존재를 온전하게 사는 일이요, 자신의 존재를 온전하게 사는 일은 바로 생활의 수행화요, 수행의 생활화입니다. 생활의 수행화, 수행의 생활화가 그대로 부처의 삶이요, 예수의 삶입니다. 부처행위하면 그대로 부처요, 예수행위하면 그대로 예수입니다. 부처와 예수라는 말은 생명평화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가는 존재임을 뜻합니다. 이 밖의 다른 무엇을 찾아다니는 것은 부질없는 헤매임에 지나지 않음을 깊이 인식할 일입니다.
8) 명상에 대한 이야기
명상이란 존재의 실상, 존재의 진리에 대하여 언제나 깨어있음과 흔들림 없음을 가꾸는 실천을 뜻합니다. 바람직한 명상을 위해서는 먼저 존재의 실상, 존재의 진리에 근거한 보편적 세계관을 확립해야 합니다. 보편성을 내용으로 하는 진리의 세계관 없이 맹목적으로 단순하게 깨어있음과 흔들림없음 에만 몰두할 경우, 부질없는 관념의 환상에 놀아나거나 신비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명상은 존재의 실상에 입각한 생명평화의 세계관과 철학과 실천방법을 담고 있는 서원문에 대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늘상 깨어있고 흔들림없게 하고자 하는 실천을 의미합니다. 진리의 세계관에 근거한 서원문 내용대로 사고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생활하면, 바로 그 순간 생명평화의 삶이 나의 삶, 우리의 삶으로 실현된다는 자각과 믿음으로 실천하는 것이 <생명평화백대서원 절명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