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가능성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기업은 세 가지 정도의 기준을 만들었죠. 결국, 기업이 채용의 각 전형별 과정을 통해 보고자 하는 것은 '회사의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라는 이름으로 판단되어지는 세 가지 항목인 거죠."
"그 세 가지란 무엇인가요?"
"성과를 내기 위해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직무 적합성'입니다. 일을 할 사람을 찾는 것이기에, 당연히 그 일을 잘 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하겠죠. 그건 곧 '직무역량'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는 '조직 적합성'을 봅니다. 조직에서 하는 대부분의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팀워크도 필요합니다. 그걸 '협업역량'이라고 해요. 조직생활을 잘할 수 있는 성향과 태도가 있는지를 보겠죠. 마지막으로 '기업 적합성'입니다. 일을 잘하고 조직생활도 잘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우리 회사의 성향과 맞지 않아 오래 있지 않을 사람이라면 뽑아선 안 되니까요. 흔히, '회사 로열티'라고 합니다.
"그렇군요. 결국 일 잘하고, 함께 일할 맛나고, 오래 다닐 사람을 뽑는다는 거네요." (중략)
나이를 안 본다고 하는데 봐요. 왜 나이를 안 보겠어요?
나이가 서른세 살이면, 그걸 만회하기 위해 스물일곱 살보다 경험이 6년 더 풍부해야 하는데, 그 경험이 전무하면 뽑을 이유가 없는 거죠. 굳이 왜 뽑겠어요? 어차피 지원자는 많잖아요.
나이 많은 후배는 누구나 불편하니까요.
팀장으로서 팀을 끌고 나가야 하는데 우리 부서 막내가 스물여덟 살이에요. 근데, 이제 막 들어오는 신입사원이 서른 살이면 업무지시나 조직문화에 문제가 생겨요. 군대에서도 후임이 들어왔는데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으면 불편하잖아요.(중략)
채용에 남녀차별이 있는가?
남자는 괜찮으면 뽑고, 여자는 뛰어나야 뽑아요.
그냥 남자를 뽑으려고 해요. 정확한 현실을 이야기해주면, 여자가 스펙도 좋고 자소서도 훨씬 잘 써요. 면접 점수로 보면 남자가 들어올 수 없는 구조예요. 남자는 바보 같고 여자는 사람답거든요. 면접 끝나고 점수가 높은 3분의 1이 다 여자라니까요. 모든 부분에서 남자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성별을 조정하죠. 똑같은 점수면 남자는 붙는데 여자는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보시면 되요.
업무연속성을 보장할 수가 없고, 일은 남자가 잘하거든요.
결혼과 육아 이슈를 피할 수 없다 보니 부서에서 여자를 받는 걸 꺼려해요. 기업입장에서 힘이 드는 거죠. 그리고 취업을 위한 조건은 여자가 뛰어나지만, 실제 업무는 남자가 뛰어나거든요. 최소한 여성이 회사에 들어오면 남자와 똑같은 수준의 일을 해주기를 바래요. 야근할 때 야근하고, 술 먹을 때 술 먹고, 때로는 자기 시간 희생해가면서 주말에도 나오고, 그런데 경험적으로 여성이 그럴 수 있나? 잘 안되거든요.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기업의 전체적인 선입견인 거죠.(중략)
기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를 대부분 선호합니다.
대외적으로는 상관없다고 하지만, 졸업예정자가 유리한 부분은 분명히 있어요. 실제로 기업에서 서류전형을 할 때 졸업예정자 위주로 뽑으라고 해요. 기졸업자들은 졸업하고 취업이 안 돼서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하자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거든요. 실패한 인재라고 생각하는 거죠. 심지어 서류전형에서 기졸업자에 대한 감점이 있는 경우도 있죠.
이미 졸업을 한 상태라면?
졸업 후 1년까지는 괜찮아요. 취업 재수를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가치가 떨어져 취업이 힘들어집니다. 그 안에 반드시 해결을 해야 돼요.(중략)
"자기의 잘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잘남이 기업에게 주는 이익을 말해야 한다는 거군요."
"바로 그거야. 근데 많은 애새끼들이 이걸 몰라. 그래서 끊임없이 자기 자랑만 해대지. 자소서의 귀중한 공간을 자기 자랑으로 꽉꽉 채우곤 글자 수가 적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못 적었다는 개소리들을 하는 거야."
"링컨이 이런 이야기를 했지. '나는 당신이 어떻게 실패했는지엔 관심이 없다. 당신이 그 실패를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관심이 있다'라고. 마찬가지다. 기억해둬라. 기업은 너의 유년시절에 관심이 없다. 그 시절을 보내고 배운 가치가 우리 기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에 관심이 있지. 장단점에 관심이 없다. 그 장단점이 우리 기업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관심이 있지. 고난의 순간과 극복하는 과정에도 관심이 없다. 그걸 통해 배운 가치가 일을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있지.(중략)
모든 항목은 직무와 회사에 맞춰서 적어야죠. 그렇게 적는 애가 없어요. 편의점 사장이 됐다고 생각하고 직원을 뽑아보세요. '저는 축구 동아리 회장을 해서 리더십이 강하고,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다양한 문화에 익숙합니다.' 이딴 거 필요 없잖아요. '제가 편의점에서 근무하고 싶어 비교분석을 해봤는데, 우리 편의점은 이런 것들이 부족하더라. 저는 근무하게 되면 디스플레이를 이렇게 바꾸고, 이런 저런 마케팅을 해서 매출을 올리고 싶다.' 이런 친구가 뽑히는 거잖아요. 축구 동아리 회장 같은 개소리하면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죠.(중략)
직무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가?
제일 좋은 방법은 인턴십이나 계약직으로 직접 일을 해보는 거죠.
하다못해 관련 아르바이트라도 해야죠. 인사담당자가 되고 싶다면 채용공고 시즌에 대부분의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뽑아요. 그럴 때 지원해서 직접 경험해보는 거죠. 실제로 함께 근무하면 어떻게 돌아가는지 많이 알게 되잖아요. 그런 경험을 많이 해봐야죠. 3학년 때는 마케팅 쪽을, 4학년 때는 영업 쪽을, 그렇게 다양한 분야를 두세 개쯤 경험해보면 내가 어떤 분야에 가서 일하고 싶은지 확신이 드는 거죠. 그렇게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요.(중략)
학벌 측면에서 가장 큰 허들 중 하나가 적성검사예요.
저희 내부자료를 보면 적성검사를 가장 잘 받는 사람부터 꼴찌인 사람까지 정렬시켜놓고 그 옆에 대학을 붙여놓으면 거의 유사하거든요. 지능검사는 누가 잘 나오겠어요? 학교 좋은 사람이 잘 나오겠죠? 거기서 걸리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지방대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적성검사에서 자연적으로 다 떨어져나가요. 학교 안 보는 척 하면서 학교 보려고 하는 거일 수도 있죠. 시험이란 게 있으면 통과한 애들은 대부분 학벌 좋은 애들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중략)
기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대신, 기업에 대한 눈높이를 넓혀야죠.
현실적으로 지방 사립대는 정말 답이 없어요. 솔직히 채용해본 적도 많지 않고요. 인서울에 밀리고, 지역에서도 지방 국립대한테 밀리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가기 힘든 현실을 빨리 인정해야 돼요. 지역 거점 기업에 입사해서 다음 라운드를 기약해야죠. 눈높이를 낮춰서 경력을 쌓는 것도 하나의 스펙이 되니까요. 막말로 인서울도 취업이 힘든 시장인데, 얘네가 답이 있겠어요?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를 1~2학년 때부터 빨리 결정하고 전략적으로 집중해야죠. 직무에 특화된 역량을 쌓으면서 직무 관련 경험으로 인턴십이나 아르바이트도 해야죠. '이 친구 정말 실력이 좋은데'라는 느낌을 이력서에서 한 방에 받아야 해요. 학점, 어학, 자소서 잘 쓰는 건 기본이고요.(중략)
인사담당자 100명의 비밀녹취록_ 김도윤, 제갈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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