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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노고를 간과하지 말기를.
정정진
2009. 6. 12. 19:12
독자의 편지
제가 <녹색평론>을 보면서 평소에 불안해하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많이 보고 느낍니다. 땅이 죽어가고 생물들이 사라져가고, 또한 인간성마저
무시되는 사회가 <녹색평론>을 보면서 더욱 무서워집니다.
그런데 한평생 땅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껏 땅을 지키면서 시대의 흐름을 따라서,
혹은 정부의 시책을 따라서 새로운 것만이 좋고, 옛날방식은 무시되는 사회흐름
속에서 옛날의 방식을 버리고 어쩔 수 없이 그리고 강요에 의해서 화학농을 선택
하여 그들 나름의 고통(농약, 혹은 중노동에 의한 직업병)을 감수하며 농사를 지어
온 농부들의 노고와 수고가 <녹색평론>을 보면서 너무도 헛된 일이며 비난받을 일이
되어버린 것 같아 몹시도 씁쓸합니다.
유기농, 소농, 생태농이 앞으로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선택해야 할 길임을 역설하는 것은
잘 이해할 수 있지만, 아직도 지금 하는 방식에 얽매여 하루하루 병들어가는 농민들의
노고를, 그래도 이 사회를 버텨나가는 그들의 희생을 간과하는 것 같은 느낌에 몹시도
가슴이 아픕니다.
* 박xx 님(독자)
- 김종철 <녹색평론 49호, 1999년 11~12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