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의 올바른 점검에 대해서_ 서암스님
* 마음 공부하는 것이 마음을 깨치는 것이라 했는데 그 수행의 깊이를 어떻게 점검하고 무엇을 따라 배워야 합니까?
그거야 간단하지요. 누가 화나게 해도 '허허' 웃고 화 안내면 그것 하나로도 공부가 된 것이지요. 누가 칭찬해도 '허허' 하고, 천하 사람이 욕을 해도 흔들림이 없으면 그게 바로 공부가 된 사람입니다.
공부하는 목적이 고통의 그물을 벗고자 하는 것인데 누가 욕을 한다 해서 애끓으면 벌써 괴롭지요. 참다운 공부는 자기가 우주전체를 정복하고 마음대로 요리해서 바깥 경계에 끄달리지 않는 것입니다.
우선 누가 아무리 부아를 질러도 끄덕 없으면 얼마나 편안하겠어요. 또 남이 금은 보화를 태산같이 갖다 준다 해도 동요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참다운 공부를 한 사람이지요. 자기가 노력 안하고 사는 인생은 망한 인생입니다. 요즘 어리석은 사람들이 돈을 가지고 온갖 향락을 누리며 즐기는데 그 향락이 독약이고 자기 인생을 죽이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 몸을 유지하는데 물질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물질은 내가 필요한 만큼 내가 노력해서 찾을 때 자기 것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모든 욕망을 집어던지고 자기가 노력한 대가만큼 거두어들이고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의 귀감이 되어야 합니다. 모든 것에 흔들림이 없이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도이고 그런 길을 가는 사람을 우리는 따라가야 되는 것이지요.
예전에 어떤 거지가 마을로 밥을 얻으러 갔다가 큰 부잣집에 불이 나서 모든 식솔들이 뛰어 나와 발을 동동 구르며 울고 야단이 났습니다. 그것을 보고 거지는 아들에게 "애야, 너 아비 잘 둔 줄 알아라. 내가 집이라도 번듯하게 가졌으면 너도 언젠가는 저런 고통을 당할 일이 있지 않겠느냐" 했답니다. 거지 아버지의 말은 가진 것이 하나도 없으니 무엇을 잃었다는 고통도 없을 거 아니냐는 것이지요. 이것이 우스운 소리 같아도 일리는 있는 말입니다. 그런 거지는 단순히 벌어먹는 거지가 아니라 큰 지혜를 갖추고 인생의 주인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거지巨智 인 셈이지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물질만 풍족하면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도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든 하루 24시간을 살아가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해이해지지 않고 어떻게 자기 인생을 개척하느냐에 따라서 잘 살고 못 사는 것이지, 돈을 많이 쌓아 놓고 마음껏 향락을 누리며 사는 것이 절대 잘된 인생일 수 없습니다.
그러니 한가지 행이라도 자기 주체를 갖고 바르게 사는 사람을 좇아 그대로 따르며 조금씩이라도 선행을 쌓아가는 불제자가 되도록 노력하세요.
위대한 자기의 발견_ 서암 큰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