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

채용에 오랜 시간을 들여라_ 라즐로 복

정정진 2016. 5. 24. 13:07


구글은 초기 단계에 인적자원 투자를 집중한다. 직원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의 대부분을 신입 직원 선발에 할당한다. 구글이 인적자원 관련 예산 가운데 직원 채용에 들이는 비율은 평균 기업의 두 배나 된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직원을 충분히 잘 뽑으면 나중에 이 직원에게 교육, 훈련비용을 그만큼 덜 들여도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상위 10퍼센트 인재에 속하는 신입 직원은 최악의 경우라 해도 입사 이후 1년간 적어도 평균적인 성과는 낸다는 것이다. 이들이 전체 직원 가운데 최하위권의 성과밖에 내지 못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평범한 신입 직원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은 막대한 교육, 훈련 자원을 소비할 뿐 아니라 평균보다 낮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구글이 채용 분야에서 비정통적인 접근법에 초점을 맞춰 인적자원 투자를 초기 단계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부터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구글은 대학 기숙사 방에서 두 명이 처음 시작했다. 그것도 사용자가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도 우리를 버리고 경쟁업체로 갈아탈 수 있는 치열한 검색 시장에서 시작했다.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세상에서 가장 정확하고 또 보다 빠른 검색결과를 내놓을 제품을 확보하는 것임을 알았으며, 동시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 즉 인터넷상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범주화하는 웹크롬롤러들, 기존 자료에 의미를 부여하는 알고리즘들, 80여 개 언어를 번역해주는 도구들,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주는 테스트들, 이 모든 자료를 연결하고 제공하는 데이터센터들 그리고 개발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 다른 수백 개의 제품들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기술자들을  차고 넘칠 만큼 채용할 여력은 결코 없을 것임도 알았다. 우리가 성장하는 데 필수적이면서도 유일한 문제점은 언제나 우리가 과연 인재를 제대로 가려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양키즈가 갖고 있었던 것, 즉 돈을 갖지 못했다. 최고의 인재를 비싸게 영입하는 것은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듯이 초창기 구글로서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1998년에 구글은 아무런 매출도 올리지 못했고, 그 뒤로 여러 해 동안 직원에게 업계에서 가장 낮은 연봉을 줄 수밖에 없었다. 2010년까지만 해도 구글에 입사한 직원 대부분은 기존 직장에서 받던 연봉에 배해 상당히 적은 연봉을 받았다. 어떤 경우에는 절반 조금 넘는 수준밖에 받지 못했다. 기존 직장에서 받던 높은 연봉을 포기하고 이 미치광이 같은 작은 신생기업에서 함께 일하자고 설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구글에 입사하면서 전보다 적은 연봉을 감수해야 했다. 내가 사직서를 내자 GE 사업부의 CEO가 했던 말을 나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이봐 라즐로, 구글이라는 회사는 그냥 작고 귀여운 회사 같은데......., 행운을 빌어주긴 하겠지만, 그 회사가 잘 안 되면 언제라도 전화하게, 자리를 마련해줄 테니까 말이야."


게다가 구글은 야후, 익사이트, 인포시크, 라이코스, 알타비스타, 에이오엘,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메이저로 자리잡고 있던 검색 분야의 후발 주자였다. 때문에 구글은 잠재적인 지원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유인해 구글이 무언가 특별한 것을 갖고 있다고 설득해야 했다. 그러나 잠재적인 지원자들에게 구글에 합류하라고 설득하기 전에 우리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새로운 방식, 다른 회사보다 더 나은 채용 결과를 가져올 새롭고 확실한 방식을 찾아내야 했다.


최고의 인재를 선별하려면 인재 채용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 다행인 점은 여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재 채용에 있어 두 가지 큰 변화를 반드시 감행해야 한다.


첫째는 채용을 천천히 해야 한다. 지원자들 가운데 오로지 10퍼센트만이(그것도 최대로 잡아 10퍼센트다) 장차 최고의 성과를 낼 것이므로, 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찾아오도록 유인해야 하고 또 보다 많은 사람을 면접장으로 불러들여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대개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않는다. 지금 있는 곳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면서 성공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어떤 회사의 인적자원 담당자가 한창 잘나가는 업계 최고의 인재를 채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기다릴 가치는 충분히 있다. 이와 관련해 구글의 기술 개발 담당 수석부사장인 앨런 유스터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최고 수준의 기술자가 갖는 가치는 평균적인 기술자의 300배에 가깝다... 공대 졸업반의 기술자 전체를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단 한 명의 비범한 기술자를 선택하겠다."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_ 라즐로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