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에게묻다
애국자가 없는 세상_ 권정생
정정진
2012. 10. 1. 08:28
물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리워하는 동무들의 나라, '예수의 교회'는 작가 권정생이 그의 시 <애국자가 없는 세상>에서 그렸던 세상과 아주 닮았을 것이다.
이 세상 그 어느 나라에도
애국 애족자가 없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동족을 위해
총을 메고 전쟁터로 가지 않을 테고
대포도 안 만들 테고
탱크도 안 만들 테고
핵무기도 안 만들 테고
국방의 의무란 것도
군대훈련소 같은 데도 없을 테고
그래서
어머니들은 자식을 전쟁으로
잃지 않아도 될테고
젊은이들은
꽃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무지개를 사랑하고
이 세상 모든 젊은이들이
결코 애국자가 안되면
더 많은 것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 것이고
세상은 아름답고
따사로워질 것이다
이 시에서 노래하고 있는 '애국자 없는 세상'이야말로 예수가 꿈꿨던 하느님의 나라, '동무들의 나라'일 것이다.
<녹색평론 2007년 9~10월호>
_ 박경미, <마몬의 시대, 생명의 논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