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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2_ 혜민스님

정정진 2012. 9. 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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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뽑을 때 딱 하나만 본다.

'나는 틀릴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좋다.

그러면 다른 사항은 볼 필요도 없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자신감을 갖고 있고,

다른 사람과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

_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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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구할 때,

그 회사 직원들이 장기근무를 하는지,

아니면 자주 바뀌는지를 먼저 살펴보세요.

어쩌면 이 점이 회사의 규모나 급여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해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사람이 자주 바뀌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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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장보다 훨씬 더 좋아 보이는 직장도

그 속을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큰 고충이 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내 현재의 직장에 큰 감사를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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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상사가 되는 조건으로 흔히

부하 직원보다는 기술적인 분야에 있어서

더 많이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부하직원과의 친밀도, 접근 용이성,

문제가 생겼을 때 적당한 질문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유도하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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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모든 일이 자기 원하는 대로 쉽게 되면

게을러지고 교만해지며, 노력하지 않게 되고

다른 사람 어려움도 모르게 됩니다.

어쩌면 지금 내가 겪는 어려움은

내 삶의 큰 가르침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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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더 귀중한 것은

내가 가진 '자유'입니다.

좀 힘들어도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방식의 삶을 사는 것이

남의 눈치 보며 돈을 조금 더 버는 것보다

훨씬 나은 삶입니다.

내 자유를 돈 주고 팔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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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가운데도 자기 스스로 결정하기보다

다른 누구에게 의지해서 다 결정해주었으면 하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그 마음을 이용하는

그릇된 종교인들이 득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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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덕 볼 생각이

눈곱만큼이라도 없으면

세상 누구 앞에서라도

당당할 수 있습니다.

사심 없는 청정한 삶을 살고 있다면

옳은 소리만 해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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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 그려낸 계획 그대로 하면 일이 될 것 같았는데

그 계획을 현실에 적용하면 생각보다 잘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바로,

현실은 내 머리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보다

훨씬 더 촘촘한 그물망 같은 여러 원인과 조건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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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친구가 내 힘든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해서

그 친구가 내 고민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줄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들어준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그것이 위로가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 다가와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한다면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먼저 진심으로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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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내가 그것을 탐하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이 그를 아무리 대단하다고 여겨도

나에게는 사실 별거 아닌 사람일 뿐입니다.

오직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이 부러울 때

그가 대단하고 무섭게 느껴지고 아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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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들은 무조건 본인 말만 들으면

잘될 거라고 긍정으로 가득 찬 말만 늘어놓습니다.

그 말과 나의 욕심이 결합하면

결국 내가 속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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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사는 게 진짜 만만했었는데

살수록 왜 이러냐.

인생이라는 게 있잖아,

아무리 찔러도 안 넘어오는 남자 같아."

_ 드라마 <내조의 여왕> 중 김남주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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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천 원 차이로 먹고 싶은 것 대신

조금 싼 것을 주문해서 먹는 경우가 있지요.

그런데 막상 음식이 나오면

먹으면서도 후회하고, 먹고 나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인생 짧아요,

처음에 먹고 싶었던 걸로 고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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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은 특별한 시간들보다 평범한 시간들이 더 많습니다.

은행에서 순번표를 뽑아 기다리고

식당에서 음식 나오길 또 기다리고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고

친구에게서 연락이 오면 문자를 보내고...

결국, 이 평범한 시간들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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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 중반이나 사십대에 들어서면서 문득 느껴요.

'아이고, 내 인생 결국 이게 다야? 고작 이거였어?'

그 슬프고 허전한 마음, 저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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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인연은, 본인이 좋아서 노력하는데도

자꾸 힘들다고 느껴지면 인연이 아닌 경우일 수 있습니다.

될 인연은 그렇게 힘들게 몸부림치지 않아도 이루어져요.

자신을 너무나 힘들게 하는 인연이라면 그냥 놓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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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연극 캐스팅을 하는 사람들은 많은 배우를 보지만,

그 역에 맞는 사람이 나타나면 첫눈에 알아본다고 하네요.

새 집이나 배우자,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래요.

주저함이 남아 있다면, 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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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서는

뜸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듯

밀고 당기기의 시간은

연애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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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닐 때,

나를 못살게 굴던 나보다 키가 큰 여자아이가

사실은 나를 좋아해서 그랬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인간의 심리가 얼마나 복잡한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잘 모르는 이가 당신을 이상하게 힘들게 하면 의심하세요.

당신에게 관심받고 싶어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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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깨질 때처럼 적나라하게

내 밑천을 보여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마음의 치졸함의 끝에서 한 발만 양보하십시오.

그 한 발은 보통 때의 열 발보다 훨씬 위대합니다.

그리고 내 고통의 시간을 단축시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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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가족, 동료, 내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 수행입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멀리 있는 사람들이

아무리 당신을 존경하면 뭐하나요?

바로 내 주변 사람들이

나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면 말이에요.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존경은

내가 아닌 허상을 상상하고 하는 거짓입니다.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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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인이 달리 도인이 아닙니다.

알지만 말하지 않고 참을 수 있는 힘,

변화시킬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가만히 놔둘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도인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도는 아직 설익은 도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