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모음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마음_ 법륜스님

정정진 2011. 7. 23. 10:33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마음

  

결혼할 때는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합니다 .이 마음이 10년, 20년, 30년 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어려운 일이 있거나, 어떤 고난이 닥치더라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서로 돕고 살겠는가? 하고 주례가

물으면 "예" 라고 철석같이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결혼해 놓고는 3년은 커녕, 3개월 심지어 3일을 못 넘기고 남편 때문에 못 살겠다, 아내 때문에 못 살겠다, 불평불만을 늘어 놓습니다. 그래서 결혼하기를 간절히 원했던 사람들이 함께 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이고, 괜히 결혼했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하는 게 나았을 걸" 하고 후회합니다. 그러면 헤어지면 되는데 많은 사람 앞에서 약속해놓고 안 살 수도 없어 어영부영하다가 아기가 생기니까 또 아기 때문에헤어지지 못합니다.

 

이렇게 세월을 보내다 나중에는 아내가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아이고, 웬수야"라고 합니다.

결혼하고 남편(아내)때문에 고생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겨우 포기하면 그제야 좀 살 만해집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자식이 애를 먹입니다. 자식이 사춘기 지나면서 어긋나고 온갖 애를 먹여서 죽을 때까지 자식 때문에 고생합니다. 이것이 인생사입니다.

 

그래서 결혼할 때는 세상을 다 얻은 듯이 기뻐하지만 한참 인생을 살다 보면 "혼자 사는 스님 팔자가 부럽다." 이렇게 됩니다. 스님이 좋으면 처음부터 스님이 되지, 왜 결혼해 살면서 스님을 부러워합니까?

이렇게 인생이 괴로움 속에 돌고 도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결혼할 때는 서로 좋아서 합니다. 그런데 결혼할 때 마음이 어떻습니까. 선도 많이 보고 사귀기도 하면서 남자는 여자에 대해, 여자는 남자에 대해 이것저것 따져 봅니다. 이때의 근본 심보는 덕을 보자는 것입니다. 저 사람이 돈은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떤가. 지위는 어떤가. 성질은 어떤가. 건강은 어떤가. 이렇게 따져 가며 이리저리 고릅니다. 이것이 바로 '어떻게 하면 덕 좀 볼까' 하는 마음입니다. 손해 볼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덕 보고자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덕 보겠다는 마음이 살다 보면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아내는 30퍼센트 주고 남편에게 70퍼센트 덕을 보려 하고, 남편도 한 30퍼센트 주고 아내에게 70퍼센트 덕을 보려고 합니다.

 

결국 둘이 같이 살면서 상대에게 70퍼센트를 받으려고 하는데 실제로는 30퍼센트밖에 못 받으니까 어떤 생각이 들겠어요? 십중팔구 '결혼을 괜히 했다'. '속았다', '손해봤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덕 보려는 마음이 없으면 어떨까요? 그런 마음이 좀 적으면 어떨까요? '내가 저 사람을 좀 도와서 잘살게 해줘야지.', '저 사람의 건강이 안 좋으니까 내가 평생 보살펴 줘야겠다.' , '저 사람의 경제가 어려우니 내가 뒷바라지 해줘야겠다.' , '아이고, 저 사람의 성격이 괄괄하니까 내가 껴안아서 편안하게 해줘야겠다.' 이렇게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가는 사람 아무나 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덕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면 보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결국엔 후회하게 됩니다.

 

옛날 조선시대에는 얼굴도 안 보고 결혼해도 잘살았습니다. 왜일까요? 시집가면 죽었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죽었다 생각하고 시집을 가보니 그래도 생각보다 살 만하니까 웃고 사는 거예요. 반면 요즘은 시집가고 장가가면서 '좋은 일이 생기겠지'라고 기대하고 갑니다.

 

하지만 결혼해서 함께 살아 봐도 별볼일없으니까, 괜히 결혼했다고 후회하는 겁니다. 결혼식하고 며칠 안 지나고부터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결혼식을 앞두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랑신부가 혼수를 구하러 다니다가 네가 옳니, 내가 옳니, 하고 의견 차이가 생겨서 벌써 다투기 시작합니다. 이때쯤 결혼을 안 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이미 날짜를 잡아 놔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습니다.

 

결혼식에 와서 축하해 준 하객들도 신혼부부에게 도움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 결혼생활에 실수한 사람들이라 새롭게 결혼한 두 사람이 잘살면 심술을 부립니다. "왜 바보같이 마누라에게 쥐어 사냐?" "네가 얼굴이 못생겼니, 뭐가 부족하니. 왜 남편에게 죽어 살아?" 이렇게 옆에서 살살 부추깁니다. 결혼할 땐 박수치며 축하해 주지만 그 다음날부터는 싸움을 붙입니다. 이런 말은 절대 들으면 안 됩니다. 이것은 실수한 사람들이 괜히 심술을 놓는 것입니다.

 

남이 뭐라고 하든지 자기중심을 잘 잡아야 합니다. 남들이 아무리 뭐라 해도 '나는 남편에게 덕 되는 일 좀 해야 되겠다' , 어머니, 아버지가 이러쿵저러쿵 해도 '나는 아내에게 도움이 되는 남편이 되어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딱 굳혀야 합니다. 괜히 애까지 낳아 놓고 나중에 이혼한다고 소란 피우지 말고 지금 생각을 딱 굳혀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결혼생활을 잘하려면 상대에게 덕을 봐야 합니까? 손해를 봐야 합니까?

'손해보는 것이 이익이다.' 이것을 확실하게 알고 새겨야 합니다. 이렇게 두 사람의 마음이 잘 합해지면 아내의 오장육부가 편안해집니다. 오장육부가 편안한 상태는 아이를 가질 때 매우 중요합니다. 편안하면 편안한 인연을 맺고, 초조하고 불안하면 또 그런 인연이 들어옵니다.

 

대부분 덕 보려고 결혼했다가 손해를 보니 심사가 뒤틀려 있는 상태에서 애가 덜컥 생깁니다. 기도하고 정성을 다해서 애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그냥 둘이 어쩌다 보니까 애기가 생겨 버리는 겁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태교가 잘되기 어려워요.

 

밥 먹고 짜증 내거나 신경질을 내면 소화가 안 됩니다. 나중에 위를 해부해 보면 소화가 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습니다. 자궁이라는 것은 어머니의 오장육부하고 연결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짜증을 내면 오장육부가 긴장이 되어 자궁 안에 있는 아기도 계속 긴장속에서 살게 됩니다. 그래서 선천적으로 신체장애가 생기거나 늘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아기를 낳겠다고 결정했다면 직장을 그만두거나, 아니면 3년은 휴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면 아기를 업고 직장에 나가세요. 무엇보다 아이를 우선해야 합니다. 아이를 최우선으로 할 수 있을 때 아이를 낳고, 그러지 못할 것 같으면 안 낳아야 합니다. 3년까지만 아이를 잘 키우면 과외 안 시켜도 괜찮고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애를 낳아서 잘못 키워 놓으면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반드시 이 점을 명심하십시오. 가정에서 이것이 첫째입니다.

 

둘째는 애 때문에 남편을 떼어 놓고 서울로 이사 가는 사람, 애를 데리고 미국에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가 세 살 때까지만 애를 우선으로 하고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남편은 아내, 아내는 남편을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애기는 늘 두 번째로 생각하세요.

 

대학에 떨어져도 신경 쓰지 마세요. 남편이 다른 곳으로 전근 가면 무조건 따라가세요. 돈도 필요 없습니다. 아이가 학교 몇 번 옮겨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중심에 놓고 세상을 살면 아이들은 전학을 열 번 다녀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자랍니다.

그런데 애를 중심에 놓고, 오냐 오냐 하면서 자꾸 부부가 헤어지고 갈라지면 아무리 잘해 줘도 아이를 망칩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은 오늘부터 정신 차리고 제 얘기를 선물로 받아 가십시오.

 

이렇게 해야 가정에 중심이 서고 화목해집니다. 가정을 화목하게 한 다음에는 내가 사는 세상에도 기여를 해야 합니다. 나만 잘 산다고 되는 것이 아니에요. 내 자식만 귀엽게 생각 말고 이웃집 아이도 귀하게 생각하세요. 또 내 부모만 공양하지 마록 이웃집 노인도 공경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식이 좋은 것을 본받습니다.

 

부모에게 불효하고 자식에게만 정성을 쏟으면 반드시 자식이 어긋나고 불효합니다. 매를 들고 애를 가르칠 필요 없이 내가 늘 부모를 먼저 생각하면 자식이 저절로 효자가 됩니다. 애를 키우다 나중에 '저게 누굴 닮아 저러나' 하지 마세요. 누굴 닮겠습니까? 제 부모를 닮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 좋은 인연을 지으세요. 처음에 조금만 노력하면 나중에 평생 편안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이러면 돈이 없어도 행복하고, 비가 새는 집에 살아도 재미가 있고, 나물 먹고 물 마셔도 인생이 즐거워집니다. 즐겁자고 사는 거지 괴롭자고 사는 것이 아니니까, 부부는 이것을 중심에 놓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남편이 밖에 가서 사업을 해도 잘되고, 뭐든지 잘됩니다. 그런데 돈, 권력 그리고 자기 개인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자기 생각을 고집하면 결혼은 안 하느니만 못 합니다.

 

지금 좋은 이 마음이 죽을 때까지 그리고 내생까지 가려면 반드시 이것을 지켜야 합니다. 이렇게 살면 따로 머리 깎고 스님이 되어 살지 않아도 편안하게 잘 살 수 있습니다.

 

* 법륜스님 : 정토회 지도법사, 평화재단 이사장

 

_ 법륜스님의 <스님의 주례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