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종교

한걸음, 한걸음이 갖는 의미_ 사티쉬 쿠마르

정정진 2010. 7. 25. 12:54

 

땅위를 걷는 사람 - 사티쉬 쿠마르

 

젠슨 : 어떻게 이런 삶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습니까?

 

쿠마르 : 중국인들이 어떻게 만리장성을 쌓았습니까? 벽돌 한장을 놓고 그 위에 다시 한장을 놓았던

겁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내가 핵무기에 반대해서 평화행진을 하면서 인도에서 모스크바, 파리,

런던, 위싱턴까지 걸어간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걸음씩, 한걸음씩 걸었던 겁니다. 도보여행을 하거나

소설을 쓰거나 인생을 살아가거나 모든 긴 여정들은 끈질기고 지속적인 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시스틴 성당의 천장을 보면 "굉장하구나,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지?" 하고 감탄하게 됩니다만, 그 답은

매우 단순합니다. 한번 붓질을 하고 그 다음에 또 한번의 붓질을 한 겁니다. 매번 여기에는 어떤 색을 넣을

것인지, 어떤 질감을 나타낼 것인지 자문하면서 말입니다. 그게 창조적인 과정입니다.

 

예술작품을 창조해내는 일과 삶을 만들어나가는 행위는 매우 유사합니다. 책을 한권 쓰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일단 종이를 앞에 두고 앉아서 문장 다음에 문장, 문단 다음에 문단, 페이지 다음에 페이지를

계속 쓰는 겁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이죠. 순간 순간, 하루 하루, 일년 다음에 일년, 그렇게 삶이

다할 때까지 사는 겁니다. 삶 역시 책이고, 예술작품이며, 창조적인 과정입니다.

 

이제 당신의 질문에 답을 하자면, 나는 활력있게, 주의를 기울이며, 열린 마음과 창조성을 통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딛어서 여기에 이른 것입니다. 62년에 걸친 여정이었죠. 그 여정은 항상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삶을

창조하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 사티쉬 쿠마르 - 비노바 바베의 제자, 세계 평화도보 순례,

 

- 김종철 <녹색평론 53호, 2000년 7~8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