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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살아도_ 보경스님

정정진 2010. 4. 24. 21:06

하루를 살아도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이 3대 무장들은 각각의 특성이 달랐다. 그 중에 히데요시는 일개 가난한

농민에서 출발해 천하를 거머쥐었지만 돈이나 지위에 연연하지 않았다. 전쟁에서 승리해도 기고만장하지 않고 패배해도 후회하지

않았다. 어느 날, 한 사람이 히데요시에게 주군의 마음가짐에 대해 물었다.

 

" 한 나라를 지배할 정도로 출세하기 위해선 보통 사람과는 다른 마음가짐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 나는 한 나라를 지배하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네. 주인님의 신발을 챙기는 일개 하인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자

  최하급 무사로 발탁되더군. 참으로 고마운 일로 생각해 최선을 다했더니 어느덧 일반 무사가 되어 있었네. 그리고 일반

  무사의 일을 정신없이 하고 있자 어느새 무사들을 지휘하는 사람이 되어 있더군. 그러다 보니 결국은 히메지 성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네. 아무리 사소한 직책이라도 그 직책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오늘날에 이른 걸세. 이것보다 더 훌륭한

  출세의 비결이 어디 있겠나?"

 

권리만 요구하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 직책은

그런 사람들이 맡게 되는 법이다. 하나의 직책에 성실한 사람은 어떤 일도 성실하게 하지만, 하나의 직책을 경시하는 사람은

어떤 지위에 있어도 불만을 늘어놓는다. 이런 사람에게 성공적인 삶이란 것이 있을 수 있겠는가?

 

회주스님께 자주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하루를 살아도 천 년을 사는 마음으로 살아라' 하는 것이었다. 맡겨진 일이 싫을 때는

그 말씀이 참으로 싫었지만, 살아가면서 자주자주 그 뜻이 되새겨진다. 그 자리에 있을 때, 그 소임을 다하면 분명 복을 받는다.

 

하루를 살아도 천 년을 사는 마음!  여러분은 어떤가.

 

 

* 보경스님 :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 주지

 

_ 보경스님, <사는 줄거움> 중에서